경제·금융

항공기조종사들 "생일이 무서워"

생일 후 1개월내 `지식심사' 테스트 힘들어져

"운항승무원(기장ㆍ부기장ㆍ항공기관사)이 1명없을 때 금지하는 사항은?" "객실승무원이 없을 때 점검해야 할 항목은?" 항공사 기장과 부기장들이 해마다 건설교통부 지침에 따라 받아야 하는 `지식심사'가 올들어 대폭 강화돼 조종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장과 부기장은 매년 본인의 생일 후 1개월 이내에 건교부로부터 `지식심사'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이는 조종사들의 업무 숙련도와 항공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점검하기 위한 것. 조종사 업무는 특성상 고도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도 자체적으로 부단히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엄격한 정기평가를 실시한다. 항공 업무를 관리ㆍ감독하고 있는 건교부의 경우 `지식심사' 제도를 관련법령에규정해 놓고 조종사들의 기량 점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종사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것은 건교부가 지난해 11월부터 3시간짜리`오럴 테스트'를 도입하는 등 이 제도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 지식심사는 크게 문제집 평가와 오럴 테스트로 이뤄진다. 그런데 예년에는 오럴 테스트가 30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 테스트 시간이 3시간으로 크게 늘어난 것. 문제집 평가는 150여개 문항이 기재된 책자에 수록된 문제의 모범답안을 적어서제출하는 것. `오픈 북'이 허용되는 문항도 있고 허용되지 않는 문항도 섞여 있다. 심사에서는 비행 시스템과 항공 법규, 비행 절차, 각 공항의 이ㆍ착륙 절차, 항로 등 실무 지식을 평가한다. 물론 조종사들이 항상 현장에서 체험하고 수년∼수십년간 고도의 훈련을 받으면서 체득한 내용이기 때문에 테스트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난해말 평가 방법이 강화돼 자칫 방심했다가는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 조종사들은 내심 긴장하는 눈치. 이 심사에서 떨어지면 회사와의 연봉협상 등 `근로 계약'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테스트에서 몇 차례나 떨어져 실직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B747기를 조종하는 한 기장은 "조종사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번 정도 기존 지식을 다시 한번 점검하라는 의미의 평가"라며 "심사가 강화된 게 안전 운항이나 조종사들의 지식 환기 차원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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