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탈북자들이 전하는 北의 실상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기자의 눈] 탈북자들이 전하는 北의 실상 정치부=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대학 시절 북한을 비롯한 현실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한 '반노동의 유토피아'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인간의 물적 탐욕을 부의 원천으로 삼은 자본주의와 달리 현실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모든 노동의 신격화를 통해 그들의 부를 늘리려 했다. 천 삽을 뜨고 허리를 한 번 폈다는 노동 영웅의 예처럼 사회주의 체제는 모든 국민을 끊임없이 돌을 짊어지고 사는 운명을 지닌 '프로메테우스'처럼 만들려 했으나 현실 사회주의에서 이들은 프로메테우스가 되는 대신 게으름ㆍ타락 등으로 대표되는 '디오니소스'가 됐다. 반노동의 유토피아를 꿈꾼 현실 사회주의 체제에서 겉으로 노동이 숭배되지만 결국 노동이 타락하는 역설적 과정을 이 책은 그려냈다. 며칠 전 북한 이탈 주민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북한을 떠나온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이들은 북한 체제를 전하며 분노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강성대국론'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강성대국을 만든다는 거냐"고 했고 김정은 후계 체제에 대해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가 뭘 하겠는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국제적으로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에 대해서도 "군이나 당 사람들에게만 갈 뿐 우리 같은 사람들은 구경도 하지 못한다. 보내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본 그들은 프로메테우스도, 디오니소스도 아니었다. 그저 보통의 사람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지만 북한 체제에 의해 그 소박한 꿈마저 무시당한 피해자였다. 마치 침대에 누운 나그네의 다리가 침대보다 길면 다리를 자르고 짧으면 늘리는 그리스 신화 속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북한 체제는 그들의 꿈을 난도질했다. 마침내 그들은 목숨을 걸고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탈출했다. 18세의 한 탈북 학생은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 북한을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기자가 돼 북한 주민들의 삶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그의 꿈이 실현되기를 소망한다. [ 지금 북한에선 무슨 일이… ] 화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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