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시장지배력 강화 속에 가치주가 시장의 다크호스(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가치주는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주식으로 단기적인 시장 등락과 상관없는 움직임을 보여 중장기 투자에 적합한 종목이지만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저평가 가치주들이 빛을 발하며 단기간에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의 종목별 차별화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수 영향력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블루칩과 중저가 옐로칩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와함께 새롭게 주목을 받고있는 종목들이 그 동안 시장의 관심 영역 밖에 있던 저평가 가치주들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날 메릴린치ㆍ도이치증권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며 200원(2.94%) 오른 7,000원에 마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타이어가 7,000원대에 올라선 것은 액면분할이 있었던 지난 99년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7월초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분율도 7월1일 28.36%에서 9월1일 현재 35.26%로 늘어났다.
최근 잇따라 52주 신고가 경신 퍼레이드를 벌였던 대림산업ㆍ고려아연ㆍLG전자ㆍ남양유업ㆍ성신양회ㆍ유일전자ㆍINI스틸, 대표적인 턴어라운드주로 떠오른 대우종합기계ㆍ대우조선해양 등이 모두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에 외국계의 매수세가 집중유입되며 주가가 뛴 종목들이다.
이와 관련, 동양종합종금증권은 가치투자의 원조이자 워런버펫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종목 선정에 근거해 국내 증시에서 가치주를 찾는 방법을 제시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가치주의 기준은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5년간 평균 PER의 40%이하인 종목
▲배당수익률이 AAA등급 회사채 수익률의 2/3 이상
▲주가가 회사의 주당 순자산가치(PBR)의 0.35 이하
▲부채비율 1.5 이하
▲과거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4% 이상인 흑자예상기업
▲주가가 회사의 유동자산에서 부채총계를 뺀 주당 순 유동자산(PNCAV)이 2 이하인 종목이다.
김태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에서는 PBR과 적자횟수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PER, 저PBR, 흑자기조 유지 등의 기준에 의해 선정된 종목들의 경우 2년이상 보유했을 경우 다른 종목들 보다 평균 20%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렸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과거 10년동안 적자횟수가 2회 이하이고 저PERㆍ저PBR 상태인 종목으로 한국전력ㆍ효성ㆍ동양제철화학ㆍ삼양사ㆍ아세아시멘트ㆍ코오롱ㆍ대선산업ㆍ이수화학ㆍ삼환기업ㆍ풍림산업ㆍ아세아제지 등을 꼽았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