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의 모든 증시가 급락을 거듭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맥을 추지 못하던 국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또 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코스닥은 장중 한때 50이 붕괴되기도 했다. 증시의 불안과 함께 달러 가치와 금리는 강세로 돌아서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회복국면에 진입한 경기가 자칫 불황으로 되돌아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세계 금융시장이 이처럼 흔들리고 있는 것은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라크 전쟁 쇼크와 미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서 비롯된 시장의 동요가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국제유가를 자극하고 증시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어제 마감된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7,683.27까지 폭락, 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스닥도 1,182.27로 6년만의 최저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27.64달러로 22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이미 30달러를 넘어서 30.86달러까지 치솟았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유가는 70달러까지 폭등할 것으로 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증시는 기업들의 직접적인 자금조달 창구라는 점에서 그 활성화가 특히 강조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 증시는 기업들의 내실과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위안이 된다. 그러나 해외의 이 같은 악재들이 쉽사리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또 뾰쪽한 대책이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세계의 증시의 동시성ㆍ동조성에 따라 한국 증시도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대책만으로는 실효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국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어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우리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적인 변수를 제외하고서라도 저금리에 유동성 과잉, 부동산가격 급등 등 불안요인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벌써부터 떠있는 대선 분위기는 물가마저 부추기고 있다. 박 총재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분위기를 차분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안이하거나 흥청거릴할 때가 아니다. 지금 지구촌은 사실상 '심리적 공황' 상태나 다름없다. 세계 경제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워야 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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