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감원] 부실생보사 내달 강제 통합

정부는 다음달 중순 부실생보사를 강제 통합, 공적자금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우량회사로 만든 후 5월경 매각키로 했다.금융감독원 김기홍 부원장보는 27일 『오는 2월 중순까지 자체적으로 경영을 정상화시키지 못하는 생보사를 1개 회사로 통합하고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2조5,000억원을 투입해 클린컴퍼니(CLEAN COMPANY)로 탈바꿈시킨 후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월중순 약 7개회사가 간판을 내리고 한개 회사로 통합됨으로써 보험사구조조정도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클린컴퍼니 설립 직후 외국 중개사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외국보험사와 국내기업에게 7개 생보사를 통합한 보험사를 넘길 방침이다. 정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7개사의 인력과 자산, 수입보험료를 합치면 국내 랭킹 4위에 해당되는 대형생보사가 탄생해 보험권 판도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회생이 불가능해 통합대상에 오를 생보사는 6~7개사로 보인다』며 『이들 생보사의 순자산부족액이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규모의 순자산 부족액은 공적자금 지원을 통해 전액 클린컴퍼니에 투입된다. ◇누가 정리대상인가?= 일단 10개 회사가 대상이다. 동아, 태평양, 국민, 한덕, 한국, 조선, 두원 등 7개사와 SK, 한성, 한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지난 15일 금감원으로부터 최후통첩을 받았던 회사들. 이달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다시 제출하고 2월18일까지는 계획을 이행하라는게 통고 내용이다. 다음달 18일까지 지급여력부족액을 해소하지 못하는 생보사가 청산 대상이라는 얘기다. 이들 10개사가 금감위를 납득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경영을 정상화시키는데 들어가는 돈은 약 8,000억원. 10개사의 자금동원능력과 의지를 감안할 때 거의 불가능한 금액이다. 다만 이들 10개사중 SK, 한성, 한일 등 3개사는 최후통첩은 받았지만 청산대상에서는 제외될 것이 확실시된다. 지급여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증자능력과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결국 7개사는 특별한 상황반전이 없는 한 「청산」이라는 정리수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 절차= 회사는 청산돼도 직원과 설계사는 남는다. 영업활동도 정상적으로 지속된다. 다만 회사가 사라질 뿐이다. 간판이 내려질 6~7개사를 대신할 회사가 클린컴퍼니.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실자산이 일시에 해소되고 우량회사가 등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 회사는 영속하지 않고 인수자가 나서면 이름이 곧바로 바뀐다. 매각시까지만 존재하는 일종의 가교회사인 셈이다. 부실자산 해소에는 정리되는 회사의 순자산부족액만큼의 공적자금이 들어간다. 금감원은 이 자금을 2조5,000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론 정리와 클린컴퍼니 설립과 동시에 이 돈이 무작정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현금유동성 부족 등 돈이 필요할 때만 지원된다. 2조5,000억원이 한꺼번에 투입되는 시점은 매수자가 정해진 다음이다. 금감원은 2월말 클린컴퍼니 매각을 위해 외국중개법인을 공개모집할 계획. 6개 정도 외국브로커사가 관심을 갖고 있다. 중개법인은 정리회사의 자산을 금감원과 공동실사하고 국내외투자자를 모아 유리한 조건으로 넘기는 역할을 맡게 된다. 金부원장보는 『5월경 국내외에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라며 『6~7월께면 매각대상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급적 이른 시일안에 인수자를 찾을 방침』이나 『손해보고 팔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끝나나= 일단 큰 줄기는 마무리된다. 더 이상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빠르고 확실하게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게 금감원의 기본 방침이다. 다만 지급여력이 불충분한 나머지 회사들에 대한 감독은 대폭 강화된다. 金부원장보는 『오는 3월경 지급여력기준 강화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U방식이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방식이 도입되면 지급여력기준이 현행 0%에서 4%로 높아진다. 이번에 구조조정에서 제외되는 회사들도 거센 증자압력을 받게 된다. 다만 금감원은 나머지 회사들이 자생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용승계·계약자보호= 직원들은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신분이 보장된다. 설계사도 마찬가지. 그러나 인수자가 직접 경영에 나설 경우 내근직원의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될 전망이다. 6~7개 정리회사의 중복되는 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계약자들은 지금보다 오히려 상황이 나아진다. 정리대상 생보사가 부실회사에서 우량회사로 탈바꿈하면 불안감도 사라진다. 또 예금자보호라는 장치도 있다. ◇업계 파장·인수 후보군= 7개사가 합친 클린컴퍼니의 인력규모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설계사 3만2,073명, 내근직원 6,354명. 총자산도 6조2,211억원에 이른다. 이는 생보업계 랭킹 4위에 해당된다. 업계 판도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외국사가 인수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인수후보군으로는 2~3개 외국사와 보험업 진출을 준비중인 현대, LG그룹등이 거론된다. 금감원은 내국법인에도 외국계자본과 똑같이 인수자격을 부여할 방침. 누구든지 비싸게 사겠다는 원매자면 좋다는 얘기다. 다만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 등 기존메이저 생보사에게는 독과점 현상 심화 방지 차원에서 입찰자격을 제한할 계획이다.【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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