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보다 싸게 구입하려는 욕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집중적인 리베이트 지급대상을 번호이동 소비자에서 휴대폰 신규가입자로 변경하면서 ‘메뚜기족’에 이어 ‘기기 맞교환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신규가입으로 휴대폰을 공짜에 가깝게 구입한 후 3개월 정도 지나서 기존에 보유한 휴대폰과 번호를 바꾸는 ‘기기 맞교환’ 방식으로 휴대폰을 교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기 맞교환으로 휴대폰을 교체할 경우 기존번호, 멤버십포인트 등 사용하던 통신사의 혜택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번호이동성제도를 악용해 3개월마다 이통사를 바꾸며 최신 휴대폰을 얻는 ‘메뚜기족이 많았다. 이는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번호이동 소비자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지만, 통신위원회 조사 등 출혈경쟁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흔적(?)이 남지 않는 신규가입자에게 보다 많은 불법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신규로 가입할 경우 공짜에서 10만원 내외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으며, 번호이동에 비해 2배 가량의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의 경우 이통3사의 번호이동건수는 44만 2,000건으로 지난 5월 97만건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신규가입자 수는 83만명(5월)에서 126만명(6월) 급증했다. 또한 판매점들이 번호이동 후 재이동 금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 것도 메뚜기족을 막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기 맞교환족의 등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발생한 폐휴대폰은 1,300만대로 추정되며, 그 중 800만대의 휴대폰이 집안에 방치돼있는 ‘장롱폰’이다. 기기 맞교환 방식으로 휴대폰을 구입하게 되면 결국 장롱폰의 수를 늘리는 셈이다. 올해 들어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가 기이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풍토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는 번호이동에 대한 리베이트 비용이 신규가입자에게 옮겨간 것을 의미하는데 이로 인한 이통사들의 마케팅비용 부담도 만만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대리점에서는 이러한 기기 맞교환 방식을 부추기는 경우도 흔하게 목격되고 있다. 번호이동의 경우 타사 가입자를 뺏어 오는 방식이지만, 기기 맞교환은 통신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번호, 마일리지, 멤버십 등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테크노마트의 한 관계자는 “신규가입 시 휴대폰을 공짜에 가깝게 얻을 수 있어 기존 번호를 그대로 둔 채 휴대폰을 하나 더 만드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메뚜기족=3개월마다 번호이동을 하며 휴대폰을 교체하는 소비자 ◇기기 맞교환족=기존 휴대폰은 그대로 둔 채 신규로 휴대폰을 하나 더 구입 후 3개월 가량 지나 두 기계 번호를 바꿔 새 휴대폰으로 교체하는 소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