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정년 60세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패키지로 묶어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다른 주요 기업들의 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가장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곳은 LG그룹이다.
LG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정년을 58세로 연장했으며 56세부터 임금이 10%씩 줄어드는 방식의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정년을 58세로 연장해 53~55세는 임금 동결, 56~58세는 임금을 매년 10%씩 줄여나간다. LG화학도 2011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을 57세에서 58세로 늘렸으며 임금은 57세를 정점으로 해마다 10%씩 감액된다.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피크제 도입률이 현재 16%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이를 시행하고 있는 대기업으로는 이번에 시행을 결정한 삼성전자와 LG그룹 외에 GS·대우조선해양·포스코·현대중공업 등이 꼽힌다.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노조의 반발 때문에 아직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SK그룹은 각 계열사가 통상임금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 후 임금체계 전반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역시 '정년 60세 의무화' 시행 이전에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조기 도입하기로 원칙을 세웠다. 한진그룹도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노사 간의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는 통상임금 문제와 함께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2016년부터 정년이 연장되고 통상임금 문제까지 겹쳐 일거에 막중한 인건비 부담을 떠안게 된 기업들로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비롯한 임금체계의 전반적인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강제되는 정년 연장과 달리 임금피크제는 의무규정이 모호하고 애매하게 적시돼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간의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총 관계자는 "정년 연장의 수혜를 얻는 대신 노동계가 임금피크제를 전향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윈윈'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