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개업소 사장님은 투잡족"
시장 침체 장기화 따라 '부동산 신트렌드' 등장중개업소하며 철학관·판매업 병행등 잇따라컨설팅업체는 찾아가는 영업으로 수익 보충미분양 사태에 모델하우스 무료경품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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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지면 솟아날 구멍을 찾아라.”
‘거래 실종, 전국적 미분양 적체’ 등 최악의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갖가지 신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부동산 침체기를 극복하는 처절한 생존 전략들이다.
◇사장님은 투잡족=1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한공협)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의 중개업소 가운데 문을 닫은 곳이 1만2,433곳에 달해 지난해 동기 1만1,844곳보다 5%가량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휴업으로 비수기를 버텼던 업소들이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줄줄이 폐업을 선택하고 있는 양상이다.
‘개점휴업’ 중인 중개업소들의 ‘살기 위한 몸부림’도 처절하다. 강남구 개포동 A공인중개사김모 대표는 사무실 한편을 개조해 철학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달에 한 건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어려워 임대료나 유지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평소 취미생활을 활용해 철학관을 운영하며 근근히 입에 풀칠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대치동 B공인중개사 이모 대표는 요즘 주 7일 중 3일은 백화점에서 일당 4만원을 받고 판매직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 대표는 “사무실 월세 100만원이 5개월 밀려 있을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며 “답답한 마음에 생활비라도 벌어보려고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가 올 땐’ 우산 대신 발로 뛴다=부동산 경기 침체로 냉가슴을 앓고 있는 곳은 부동산컨실팅업체도 마찬가지다. 건당 50만~70만원의 비용을 받고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해주는 C컨설팅업체는 지난해 여름 일주일에 5~6건에 달하던 의뢰 건수가 올해 여름에는 2주에 한 건 꼴로 줄었다.
이 업체의 대표는 “6월 말부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경기상황이 악화되며 컨설팅 의뢰 건수가 뚝 끊긴 상황”이라며 “현재는 전직원이 발로 뛰며 특강을 나가거나 건설업체를 직접 찾아가 업체 보유 부동산이나 분양 예정 사업지의 상품성 등을 분석해주는 상담 영업으로 수익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료 경품 사라진 모델하우스=최악의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는 모델하우스에서 무료로 나눠주던 쌀이나 소형 가전과 같은 경품을 없애고 실제 계약자들을 위한 고가의 경품들로 이를 대체했다.
D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모델하우스 방문객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하던 무료 경품행사를 폐지했다”며 “이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 계약자에 한해 파격적인 경품을 제공해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북 포항 득량동 신도브래뉴아파트는 지난 7월 최초 계약자들에게 다이아몬드 5부와 PDP TV를 경품으로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또 서초구 잠원동 데뜨아르아파트는 미계약 잔여 가구 계약자에 한해 시가 1억원 상당의 BMW 차량을 제공하고 있으며, 동훈건설은 오는 15일까지 충남 천안 용곡동에서 공급하는 더쉴아파트 계약자들에게 동남아 여행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유미기자 yi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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