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연구업적

김포공항에 있는 대한항공(KAL) 격납고의 지붕 크기는 축구장의 1.5배에 달한다. 가로 180㎙에 세로 90㎙다. 특이한 건 이 큰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이 3개 뿐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무너질 염려가 없다.어떻게 이같은 일이 가능할까. 과학적인 계산과 설계를 통해 지붕의 무게를 3개의 기둥에 적절히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이를 계산해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머리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대형 구조물 설계자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아무리 멋지고 실용적인 구조물을 설계했어도 안전하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 설계가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뒤에야 비로소 실제 건축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설계의 안정성을 평가하고 믿을 수 있느냐다. 그 판단의 잣대로 쓰이는 게 이른바 「구조 해석 소프트웨어」다. 사람의 머리로 불가능한 복잡한 계산을 컴퓨터로 대신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소프트웨어는 그 나라 건축·토목·조선·항공 등 대형 구조물 분야의 기술 척도로 쓰인다. 李소장의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여년간의 연구 끝에 국내 유일의 「구조 해석 소프트웨어」인 「마이다스」를 개발, 이 분야에서 「기술독립」을 실현시킨 것이다. 李소장을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후보로 추천한 이리형교수(한양대 초대형구조시스템연구센터 소장)가 『살아 생전 국내에선 이런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말로 추천 이유를 대신할 만큼 李소장이 국내 건축업계에 이바지한 공은 실로 적지 않다. 특히 마이다스는 구조물 설계의 안정성 판단에 역점을 둔 외산 소프트웨어와 달리 설계를 직접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李소장을 비롯해 개발 핵심인물들이 원래 컴퓨터 전문가가 아니라 설계 전문가였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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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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