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금융 투기세력 고개

아르헨, 해외투기성 공격에 자본제한 실시아르헨티나가 자본 통제를 실시하고, 미국 에너지 그룹인 엔론이 두달만에 파산보호신청을 낸 것은 갑작스런 시장 패닉 때문이었고, 그 와중에 투기세력이 개입, 혼란을 가중시키고 큰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재정 상태가 건실하지 않거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나라와 기업이 투기세력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 17위 국가인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위기와 미국 7위기업인 엔론의 파산신청은 9ㆍ11 테러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민감해져 있는 상태에서 투기세력이 개입할 좋은 여건을 형성하고 있었다. ◆ 투기세력 견제하는 아르헨티나 1인당 예금인출 한도를 1주일에 250달러로 제한한 아르헨티나의 카발로 도밍고 경제부장관은 "자본 제한을 실시한 것은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페소화가 절하될 것을 기대하는 해외 투기꾼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발로 장관은 "아르헨티나 경제는 해외투자자들과 사악한 국내 투자자들의 투기성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성을 회복할 경우 원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과 친화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카발로 장관이 해외투기세력을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 야당인 페론당의 득세 ▲ 주정부의 반발등 ▲ 1,300억 달러의 채무 불이행 우려등으로 현지 페소화와 미국 달러화가 1대1로 교환되는 고정환율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은행에 돈을 예치해둔 해외 및 국내 예금자들이 올들어 은행 예치금의 35%를 빼냈고, 지난 7월 이후부터는 121억 달러(14%)의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갔다. 예금자 이탈(bank- run)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난달 30일 현재 페소화는 선물시장에서 1개월후 37%, 1년후 75% 절하된 환율로 거래됨으로써 시장참여자들이 페소화 절하를 기정사실화했다. ◆ 엔론 파산에서 수익을 낸 헤지펀드 2일 미 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보호 신청을 낸 엔론의 경우, 헤지펀드들이 1년전부터 기업의 건실성에 의문을 품고, 숏세일(단기 투매)에 나서 이득을 보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엔론의 주가는 1년전에 90달러까지 치솟았고, 지난달 30일 현재 30센트 이하로 떨어졌다. 헤지펀드들은 ▲ 과도한 기업 확장 ▲ 납득하기 어려운 회계 방식 ▲ 경영진의 거만함 ▲ 소액 주주 무시등으로 볼 때 엔론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엔론 주식은 한달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뮤추얼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우량주로 꼽혔었다. 헤지펀드인 그린 케이 애?? 매니지먼트의 경우 연초에 엔론 주식에 대한 숏세일을 했다. 또다른 헤지펀드인 하이필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 리처드 그럽맨은 연초 엔론 경영진에 경영실태를 문의하다가 욕을 얻어먹고 난후 회사의 건실성에 의문을 품고 숏세일에 나섰다는 것. 숏세일은 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사서 되갚는 헤지펀드의 전형적인 투기수법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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