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모토로라 '세계 2위 경쟁'서 삼성전자 압도

판매대수 2위 고수..매출, 영업이익도 삼성 추월

세계 휴대전화 시장 2위인 모토로라의 실적이 갈수록 호전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토로라는 특히 2분기 실적에서 판매대수는 물론 1분기까지 뒤졌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도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모토로라는 야심작인 '레이저'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데다 인도,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펴고 있는 삼성전자의 방향 전환 가능성이주목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모토로라, 양과 질에서 모두 삼성 압도 삼성전자는 2003년 1분기부터 매출에서 모토로라를 앞서기 시작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판매대수도 앞섰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대수에서 다시 뒤지기 시작했으며 이번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질적인 면에서도 모토로라에 미치지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난 2천440만대를 기록, 상반기에만 4천900만대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전분기 대비8%,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4조1천9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정보통신부문 영업이익은 5천3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2%를 기록, 전분기보다 5%포인트, 전년 동기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19일(미국 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모토로라는 1분기 2천870만대에 이어2분기 3천390만대로 상반기에 6천26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삼성전자와 1천360만대의 격차를 보였다. 2분기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41%나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3.3%포인트, 전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18.1%를 기록했다고 모토로라 코리아는 밝혔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9억달러, 영업이익은 4억9천800만달러로 휴대전화 부문만의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의 성공 요인 모토로라 코리아는 실적 호전의 배경으로 혁신적인 스타일, 앞선 기술, 뛰어난품질을 제시했다. 모토로라는 2분기에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6종, GSM(유럽통화방식) 3종, 3G(3세대) 2종, 아이덴(Iden) 5종 등 16종의 새로운 단말기를 출시했다. 모토로라는 북미지역에서 1위 자리를 확고히 했고 지난 분기에 노키아를 제치고1위에 올랐던 남미에서도 선두를 유지했으며 유럽 2위를 기록했다. 모토로라는 무엇보다도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다양한 가격정책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모토로라 에드워드 잰더 회장은 "모토로라의 혁신적인 제품들과 끊김없는 이동성을 구현하는 솔루션들이 전세계적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실적이 6분기 연속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대응 방안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한 당분간 점유율 경쟁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이에 따라 전략 수정에 대한 압력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인도, 중국 같은 신흥 시장에서도 그 시장에 맞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에 모토로라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던 삼성전자가 4분기에 판매대수에서 큰 차이로 모토로라에 뒤처진 데다 이번에는매출과 영업이익까지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존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통해 '질적인 세계 2위'를 유지한다는 논리가 이번 실적발표로 힘을 잃은데다 신흥 시장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이같은 전략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올해 전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전망치를 연초의 7억2천만대에서 7억7천900만대로 늘려 잡은 것도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급속한성장세를 감안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삼성전자보다 싼 제품을 팔면서도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은 제품 원가를 낮추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원가구조에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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