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금이 걸린 ‘기저귀 소송’에서 특허권을 가진 유한킴벌리가 처음으로 패소했다.
유한킴벌리는 쌍용제지와 LG생활건강 등 두 회사를 상대로 900억원대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 이미 1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최근 대한펄프를 상대로 낸 600억원대 특허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아 1,500억원의 향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강민구 부장판사)는 30일 유한킴벌리가 “자사의 ‘샘 방지용 날개’ 특허권이 침해당했다”며 대한펄프를 상대로 낸 600억여원의 특허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특허발명에 명시된 ‘유체투과성’은 사전적 의미에서 액체를 투과시키는 성질로 제한 해석해야 한다”며 “피고측 제품의 재질은 액체를 투과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고의 특허발명과 목적ㆍ효과 등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피고측 변론을 맡은 장덕순 변호사는 “피고측 제품이 액체에 반발하는 ‘소수성’ 재질로 만든 점을 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했다”며 “현재 2심에 계류 중인 LG생활건강ㆍ쌍용제지 사건들도 이 사건과 본질이 동일한 만큼 ‘기저귀 소송’의 승패가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1심에서 유한킴벌리측에 패소했던 LG생활건강과 쌍용제지 항소심 사건은 최근 서울고법 담당 재판부가 결심을 마치고 오는 11월9일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