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실종금 ‘생사’ 기로에/“밑빠진독”… 환부 도려내고 구조조정을

◎부도땐 전금융권 위기… 자금수혈 부터 연일 부도위기에서 허덕이는 종합금융사 처리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종금사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종금사를 정리하는 방안에 대해 금융계의 관심이 총집중되고 있다.  종금사 부도문제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은 크게 두가지다.  간접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일단 부도위기는 막아줘야 한다는 현실론과 현재의 위기상황을 초래한 일차 책임이 종금사에 있는 만큼 차제에 부실종금사를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는 정리론이 팽팽히 맞서있다.  금융권의 대세는 일단 종금사 부도위기는 피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종금사 부도가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종금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상 서로 연결되어 있는 은행 등 타금융권으로까지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위성복 조흥은행 상무는 『종금사 위기는 근본적으로 유동성문제에서부터 비롯된다』며 『종금사 부도가 현실화될 경우 은행권까지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어떤 방법으로든 부도위기는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상무는 특히 『담보취득과 위험관리능력이 취약한 종금사들이 무분별하게 대규모 기업여신을 실시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지적, 『부도위기를 진정시킨 후 현행 기업어음할인제도의 문제점을 수술하는 제도적 조정작업이 단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신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은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종금사 부도는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시기적으로 종금사 부도를 그대로 방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정부가 나서서 종금사 부도를 막아주되 장기적인 계획 아래 M&A등 구조조정 작업의 윤곽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분할시 세부담을 완화해주고 고용조정을 허용하는 등의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종금사를 밑빠진 독에 비유해 더이상의 자금지원은 곤란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어차피 정리해야할 일이라면 지금 당장 종금사 구조조정에 나서는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종금사 부도위기를 넘기기 위해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면 도대체 얼마의 자금을 언제까지 쏟아부어야 하느냐』며 종금사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종금사들이 정확한 심사절차도 없이 수십조원의 자금을 기업들에 대출해준 것이 화근』이라고 지적, 『현재의 종금사 문제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지 단기적인 자금지원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종금사들은 현 금융위기의 책임을 전적으로 종금사로만 돌리는 주변시각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보·기아 등 잇따른 대기업 부도로 부실채권이 늘어났고 국가신용도가 하락하면서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지 무조건 종금사가 잘못해서 현재의 위기국면을 맞게 된 것은 아니라는 항변이다. 종금사 관계자는 『올들어 진행된 갖가지 경제흐름에 비추어 종금사 부실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며 『종금사만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풀어갈 수 있는지를 숙고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결국 현재의 금융상황을 풀기 위해서는 종금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통해 일단 부도위기를 넘기는 것이 급선무로 지목된다. 긴급자금 수혈이라는 응급조치를 거쳐 기초체력을 회복한 다음 구조조정이나 국제신인도 제고 등 본격적인 수술작업이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주장이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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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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