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미디어 정책 최우선 추진을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이제 20여일이 지났다. 며칠 안 되는 사이에 마치 다른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연일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이슈들을 쏟아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과세 기준 상향 조정으로 상징되는 경제정책 및 대입 자율화 같은 교육정책 등은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인 경제활성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기조를 뒷받침하는 내용들일 것이다. 그런데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시급하게 다룰 것으로 기대했던 미디어정책은정작 뒷전에 물러나 있는 것 같다. 현재의 인수위 조직 체계를 보면 사회교육문화분과위에 미디어 관련 업무가포함돼 있는데 정작 인수위원이나 전문위원·자문단 중에서 지상파방송의 민영화 전환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론화되는 듯하다가 흐지부지된 문제에서부터 인터넷TV(IPTV)처럼 가장 최근의 쟁점사항인 방송통신 융합 문제 등을 포함해미디어 전반의 정책을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는 찾아볼 수가 없다. 역대정권의정책에서도확인했듯이미디어를 둘러싼 문제는 워낙 복잡한 문제들이서로얽혀대립돼있기때문에정권초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어느 것 하나 편히 추진할 수 있는 것이없다. 그렇기에 차기 정부에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시대의 미디어산업이야말로 통신 등과 융합하면서 이당선인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언급한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산업의 핵심이므로합리적이고미래지향적인정책을시급히 결정해 신정부 출범과 함께 곧바로시행해야할대표적인 분야이다. 그러므로 오랜 기간 동안 결론을 내리지못하고있는언론의진흥및규제를위한기구 개편, 공영이냐 민영이냐의 방송제도, 신문방송 겸영을 포함한 소유구조문제 등을 조속히 결정하고 미디어를산업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정책 역시 이른시간내에 정착해야한다. 문제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논의 시스템이없어 현재로서는 공허한 느낌이다. MBC와 KBS 2TV의 민영화 문제만하더라도 여전히 방송의 공영성 차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젠 필요충분조건을 다 만족시킨다는 관점에서 과연 민영화가 방통융합시대에 점점 위축돼가는 지상파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콘텐츠산업 전반의 비전 강화를 통해 미디어산업이 국가경쟁력에 어떤 도움이되는지도 고려해서 접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책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사회적 합의와 집행이 반드시 정권초기에 추진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않으면 또 다른 5년을 소모적으로 기다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정책의 문제는최우선 정책 추진 과제가 돼야 한다. 인수위에서 뒤늦게나마 기획조정분과위에방송통신융합팀을 두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방통융합 이전에 방송구조 개혁 등 해묵은 문제가 풀려야 미래의 문제도 풀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당선인이공약으로 내세웠던 21세기미디어위원회(가칭)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조속히 운영해 정부 관계자와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그동안 논의해온 내용들을 재점검하고 확정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 시급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디어는 이미 여론형성과 정보 전달기능뿐만 아니라 미래의 산업이므로 전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정책으로 구체화시켜야 한다. 그렇기에 일부에서 들리는 것처럼 차기 정부가 언론사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염려해 일단 민감한 사항은 4월총선이후로 연기하겠다는 소문이 절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이젠 더이상실기하는우를 범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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