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특채 파문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유명환(사진)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지자 친정인 외교부 내에서조차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장관의 일본 체류가 일종의 '국감 도피성'으로 비춰져 국감을 앞두고 외교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유 전 장관이 국감 불참 의사를 굳히고 일본 도쿄로 출국했으며 귀국하지 않고 있다"면서 "설득하고 있지만 4일 국감에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에 따르면 유 전 장관 주변 인사들 사이에서 국감 출석 여부를 두고 논의가 있었으나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감에 출석해 증인대에 설 경우 국민적 관심이 다시 집중될 것이 분명한데다 정치인들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 전 장관의 이 같은 처신을 두고 외교부 내부에서는 유 전 장관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유 전 장관이 너무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며 "조직을 생각한다면 자신으로 인해 일어난 문제인 만큼 자신이 나서서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과 비판이 겁나 상황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그 부담은 모두 외교부 조직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특히 "유 전 장관이 살려면 자신이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물론 개인 차원의 결정이라는 견해도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유 전 장관이 국감에 나와 '자식의 일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 드린다'는 식의 솔직한 사과를 하는 것이 특채 파문의 후폭풍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안정을 기하는 데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현재로서는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