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이 운영하는 E마트 분당점은 「한국형 할인점 매장」을 갖춰 21세기 할인점 모델을 제시했다.지난 96년 11월 문을 연 E마트 분당점은 차별화된 매장구성을 통해 개점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0.9%의 매출신장을 이뤄내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분당점의 이같은 성장배경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알맞게 매장별 특성을 최대한 살린 매장구성에 있다. 우선 부분별 관련용품을 한 곳에 모아 고객의 쇼핑편의를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예를 들면 샴푸·린스매대 옆에 헤어롤·빗 등의 이·미용 용품 매대를 설치하고 맥주·소주 등의 주류코너 옆에 땅콩·마른안주를 배치, 고객이 여러 매장을 다니지 않고도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할인점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백화점식으로 꾸며야 효율이 높아지는 매장에는 백화점식 인테리어와 상품진열을 한 것도 분당점의 매출신장에 기여한 점.
지상 2층 란제리매장의 경우 포장단위로 판매하는 기존 할인점의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여러개를 묶은 포장을 풀어 하나하나 옷걸이에 진열하는 백화점식 진열판매방식을 채택했다. 란제리는 상품 특성상 직접 여성들이 만져보고 꼼꼼히 살펴 다른 상품과 비교, 구입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백화점과 같이 E마트 분당점이 특설매장을 만든 것도 차별화의 대표적 케이스.
지상 1층 매장 바로 입구에 4평 규모로 마련된 이 특설매장에는 시즌에 맞는 상품들을 진열, 바캉스철에는 바캉스 레저용품전, 혼수철에는 혼수관련 수예용품전,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특별전 등을 연다.
고객만족을 위한 부대시설도 눈에 띈다. 매장내에 「도우미폰」과 팩스를 설치해 고객이 매장안내를 받거나 무료 팩스전송을 하도록 배려했으며 국내 할인점으로는 최초로 매장내에 소규모 조흥은행 점포를 유치해 고객이 쇼핑과 함께 은행업무도 볼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할인점의 특성상 상품포장을 별도로 해주지 않는 문제점도 해결하기 위해 안내데스크 옆에 포장지·끈·가위·테이프·포장박스 등을 비치해 고객이 필요할 때 직접 포장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분당점은 이같은 하드웨어적인 점포혁신 뿐만 아니라 소프웨어적인 측면에서도 고객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할인점업계 최초의 「최저가격 보상제」, 제조업체가 정한 유통기한을 자체적으로 절반 단축해 판매하는 「신선도만족 책임제」와 함께 「계산착오 5,000원 보상제」, 「품질불만족 상품 교환·환불제」 등을 도입했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지역 주민들과의 친화를 위해 「지역단체 마일리지제」를 실시함으로써 고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역단체 마일리지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지역단체의 회원들이 E마트에서 일정기간 동안 구입한 영수증을 함에 모아 이 금액의 0.5%를 현금으로 그 지역단체에 돌려주는 것이다.【구동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