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굿바이 레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얼마 전인 1989년의 동독.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열성 공산당원인 어머니 크리스티아네(카트린 사스 분)는 아들 알렉산더(다니엘 브뢸 분)가 포함된 시위대의 모습을 보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어머니는 의식을 회복하며 제자리로 돌아오려 하지만 그새 세상은 너무나 변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버렸고 체크포인트의 경비원들은 관광객들과 사진 찍기에 바쁘다. 대학생이던 누나는 햄버거 체인에 취직했으며, 동독 최초의 우주비행사는 택시 운전사가 됐다. 어머니의 심장이 매우 약해 아주 작은 흥분에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알렉산더는 어머니가 통일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거짓말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알렉산더는 아파트를 동독 시절의 모습으로 돌려놓고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식탁에서 사라진 옛 피클 통조림을 찾아낸다. 초등학생들을 고용해 동독시절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동독의 발전과 서독의 붕괴를 담은 TV 뉴스까지 제작한다. 대학로의 하이퍼텍나다에서 상영중인 `굿바이 레닌`(Good Bye, Lenin!)은 비슷한 분단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영화다.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벌이는 소동들은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고 웃음 너머의 뭉클함은 가끔 가슴을 친다. 독일에서 동원된 관객은 625만명에 달한다. 볼프강 베커 감독.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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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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