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1일] 포스코

[오늘의 경제소사/4월1일] 포스코 권홍우 ‘물과 불ㆍ바람ㆍ흙.’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세상의 4대 원소다. 만물의 근원인 4대 원소가 하루도 빠짐없이 24시간 치열하게 결합하는 곳이 있다. 어딜까. 제철소다. 흙(철광석ㆍ유연탄ㆍ석회)은 1,200℃의 바람이 일으키는 불을 만나 쇳물로 변한다. 쇳물은 다시 바람(순수산소)을 쐬며 부드럽고 강해진다. 최종적으로 물이 쇳덩이를 식히고 펼치며 품질을 높여준다. 문제는 쉽지 않다는 점. 자본은 물론 기술과 치밀한 공정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의 일관제철소 건설안을 검토한 국제 컨소시엄이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나라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을 뚫고 포철이 출범한 1968년 4월1일로부터 38년, 포스코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생산성, 품질경쟁력, 노동자 숙련도 세계 1위. 중국이나 인도는 물론 미국과 일본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무엇이 국민소득 169달러 남짓한 나라가 시작한 제철소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두 가지다. 첫째는 혼(魂). 공기단축을 위해 사무직원까지 밤낮없이 리어카에 매달려 콘크리트를 붓던 열정과 품질개선ㆍ경영혁신 노력이 신화를 이끌었다. 두번째 요인은 부패구조로부터의 자유. 차관이나 대출, 대형 공사에는 어김없이 정치권에 리베이트가 들어가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배려로 포항제철만큼은 예외였다. 청탁과 낙하산 인사가 통하지 않는 전통이 국민의 우량기업을 일궈낸 밑거름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다. 성공에 만족하기에는 앞길이 험하다. 독일과 영국에서 시작돼 미국ㆍ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는 철강의 서진(西進)이 계속돼 중국과 인도로 철강주도권이 넘어갈지도 모른다. 포스코 주식의 70%를 갖고 있는 외국인들은 호시탐탐 경영권을 넘보고 있다. 포스코는 국민경제의 자랑이자 과제다. 입력시간 : 2006/03/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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