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시집온 필리핀 여성들 "영어선생님 활동 보람"
'다문화가정' 우수사례에담양군, 9명 초등교 강사로 비용은 전액 郡예산서 지원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한국에 시집온 지 10년째인 필리핀 여성 마리셀 엠비카(34)씨는 매주 4번씩 담양군내 초등학교에 간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엠비카는 학생들에게 영어 노래를 가르치거나 학생들의 발음도 일일이 교정해준다. 엠비카는 "결혼 초기에는 말도 안 통하고 고향생각도 많이 나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부터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엠비카의 시부모도 며느리가 영어 선생님으로 활동하고부터 집안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담양군에는 엠비카 외에도 8명의 필리핀 여성들이 군 소재 14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이들 필리핀 여성은 담양군이 지난 2002년 도입한 '외국인 강사 인증제'에 따라 영어강사로 선정됐으며 시간당 3만5,000원의 강사료는 전액 군 예산으로 지원된다.
최근 국제결혼 부부 10쌍 중 7쌍이 이혼할 정도로 국제결혼 가정의 불화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담양군의 결혼이민자 지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신부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통해 사회적응 능력을 키울 수 있고 평소 영어교육 기회가 부족했던 지역 학생들은 영어학습 기회를 제공받아 만족하고 있다.
담양군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신부들은 언어소통과 문화적응의 어려움, 문화 차이에 따른 고부갈등 등으로 고충이 많은 실정"이라며 "이들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법무부ㆍ행정자치부ㆍ보건복지부ㆍ여성가족부와 공동으로 '다문화가정 지원 실천사례 나눔대회'를 열고 담양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등의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우수사례로 소개된 전북교육청의 경우 '코시안(한국인과 아시아인 혼혈)'을 대체할 명칭으로 공모를 통해 '온누리안'을 선정하고 '온누리안 도움계획'을 발표했다. 전북교육청은 또 영어ㆍ중국어ㆍ베트남어를 구사하는 직원 14명으로 국제결혼 가정 전담팀을 구성해 초ㆍ중ㆍ고교에 다니는 도내 국제결혼 자녀 680여명 및 학부모를 지원하고 있다.
부천 오정초등학교 김갑성 교사의 '다문화가정 자녀 지도사례'도 대회에서 소개됐다. 김 교사는 국제이해교육 보급에 뜻을 둔 교사 모임인 '너나울' 대표로 한국 학생들에게 '외국 노래 배워오기' '지역 이주노동자 축제 참가하기' 등의 숙제를 내주며 어린이들이 다문화가정 친구들을 이해하도록 지도했다.
입력시간 : 2006/05/26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