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중반부터 17세기에 이르는 일본 센고쿠 시대(戰國時代)는 이른바 무주공산의 시대였다. 수 많은 무인들이 힘을 겨루는 과정에서 센고쿠 시대를 평정하고 일본 통일의 기반을 다진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인물이다. 일본인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본의 중세를 개혁하고 일본 통일을 실현한 개혁가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에도 막부(江戶幕府)의 초대 쇼군(將軍:막부의 수장)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등에 비해 덜 알려진 오다 노부나가의 일생과 그의 철학을 담은 책이 나왔다.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한 '역사인물 읽는 CEO' 시리즈의 세번째로 출간된 책은 이름 없는 영주였던 오다 노부나가가 일본 중부를 지배하는 세력으로 급성장해 수 많은 전투에서 전대미문의 전술로 승승장구했던 일생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일본의 평론가인 저자는 오다 노부나가의 성공 요인을 '창조적 파괴'에 있다고 압축한다. 당시 주변 땅을 차지하는 데 급급했던 지방 영주들과 달리 그는 기존의 가치를 깨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데 관심이 더 많았다. 계급시대였던 당시 노부나가는 신분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 구체제와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현실화해 나갔다. 준비시간이 너무 길어 화살 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던 소총을 개량해 전장에서 활용했으며, 남보다 창을 길게 만들어 전쟁에서 효력을 발휘했다. 상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 경제발전의 기틀을 세우기도 했다. 자신이 다스리는 땅에서는 상인들의 통행세를 감면했으며, 세금이 없는 자유경제 시장인 '라쿠이치 라쿠자(樂市樂座)'를 실행하고 화폐를 통일하는 한편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책은 일본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오다 노부나가가 일본 통일을 도모했던 과정이 자세하게 소개된다.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적장 이바가와 요시모토(今川義元)가 이끄는 군대의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2000명의 군사로 적장의 목을 베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1560년 오케하자마(桶狹間) 전투의 승리를 시작으로 1582년 가신에게 배반당하고 할복으로 세상을 마감한 그의 일생을 통해 혁신을 이끌었던 개혁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인문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플루타르코스ㆍ카이사르ㆍ나폴레옹ㆍ괴테ㆍ스탕달 등과 노부나가를 비교하면서 그를 천재의 반열에 올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