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씩이나 지치지 않고 백화점을 누비고 다니는 아내나 여자 친구를 따라 다니는 것이 고역인 남성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독일 북부 함부르크 중심가의 한 식당이 여성들이 쇼핑할 동안 같이 온 남성을 전문적으로 맡아 주는 휴게소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 휴게소에 탁아소(Kinder garten)를 본떠 `탁남소`(Manner garten)라는 별칭을 붙였다.
`녹스 바`라는 이 식당은 쇼핑을 하려는 여성들이 집중적으로 몰려드는 토요일 오전부터 백화점이 문을 닫는 오후 6시까지 `쇼핑이 지겹고 두려운` 남성용 휴게소로 운영된다.
여성들은 10 유로(약 1만4,000원) 짜리 입장권을 구입해 같이 온 남성을 휴게소로 들여보내고 나서 마음 놓고 쇼핑을 즐긴다. 이후 휴게소에 다시 입장권을 보여주면 남편이나 애인을 찾아 올 수 있다.
휴게소는 맥주와 식사는 물론 각종 컴퓨터 오락과 축구 경기 녹화 테이프 등 다양한 남성용 놀 거리를 제공한다. 단순한 놀이가 지겨운 남성들은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법` `칵테일 제조법` 등의 강좌를 듣거나 모형 자동차 경주에 참가할 수도 있다.
녹스 바의 지배인인 알렉산더 슈타인씨는 “원래는 투덜대는 남편의 눈치를 보며 쇼핑을 해야 하는 아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실질적 수혜자들은 쇼핑이 즐거운 척 하는 데 이골이 난 남성들인 것 같다”며 “지난 주말 27명이 휴게소를 찾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