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올해만 같아라.’ 을유년 한해를 숨가쁘게 달려온 증시가 29일 사상 최고점을 다시 찍으며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005년 증시는 ‘X파일’ 파문과 황우석 쇼크, 내수부진 등에 시달려온 한국경제호에 한줄기 희망으로 떠올랐으며 내년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富)의 효과’가 가시화해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21포인트(0.82%) 상승한 1,379.37포인트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황우석 여진’ 속에서도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10.53포인트(1.52%) 오른 701.79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700선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53.96%, 코스닥지수는 84.52%나 오르는 사상 초유의 ‘빅랠리’를 연출했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지난 9월7일 11년 만에 이전 최고치를 뛰어넘은 뒤 무려 39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727조7,7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63.56%나 늘었다. 이날 지수 상승은 미국 증시 상승과 ‘1월 효과’ 기대감에다 ‘윈도드레싱(기관투자가들의 연말 주가관리)’ 효과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기관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14억원어치를 순매수, 5일째 ‘사자’ 우위를 이어갔고 외국인들도 39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재평가되면서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신천지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 정부의 부동산 압박정책 등으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간접투자 상품으로 몰리면서 선진국형 증시로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전망도 장밋빛이다. 내년 코스피지수는 N자형 곡선을 그리며 최고 1,600선까지 상승한 뒤 80년대 미국처럼 장기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체감경기 및 기업실적 회복 등에 힘입어 연말에는 1,550선까지 오를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이 현금화되면 자동차ㆍ가전 등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기회복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