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내년 도입 소형전술차량 30년 늦었군

추종 모델 험비, 美선 대체 대상

지속적 개량·파생형 개발 관건

한국군이 내년부터 전력화할 소형 전술차량(위쪽)과 미국이 최근 구매를 결정한 통합경량전술차량(JLTV).

한국군이 내년부터 전력화할 소형 전술차량(위쪽)과 미국이 최근 구매를 결정한 통합경량전술차량(JLTV).

한국군과 미군이 비슷한 전술차량을 내년부터 전력화한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오시코시사가 록히드마틴·AM제너럴 등을 제치고 미군의 차기 경량 전술차량 납품권을 따냈다. 미군이 새 차량에 붙인 공식 명칭은 통합경량전술차량(JLTV·Joint Light Tactical Vehicle). 오시코시사는 10개월 후부터 JLTV를 생산해 미 육군부터 납품할 계획이다.


신형 전술차량은 미군용 차량의 아이콘이던 험비(HMMWV)의 대체용. 다만 전량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인 대체를 앞두고 있다. 2차대전에서 지프를 선보여 야전에서의 전술 기동과 군수 보급에 혁신적인 변혁을 보여줬던 미군이 지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험비를 등장시킨 시기는 지난 1985년. 실전 기록은 1989년 파나마 침공에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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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한국 육군이 내년부터 전력화할 신형 소형 전술차량의 추종 모델이 험비라는 대목이다. 미군에 비하면 30년이 늦은 셈이다. 물론 신형 전술차량은 한국군이 지금껏 사용하던 소형 지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등판 능력과 방탄력을 갖췄고 에어컨도 딸렸다. 총탄이 타이어를 뚫어도 주행이 가능하고 진흙탕 같은 곳에서의 험지 주행 능력도 뛰어나다. 미군의 험비보다 약간 작지만 동일한 성능에 이른 것이다.

문제는 세계적 추세에는 못 미친다는 점. 미국이 입찰 절차를 마친 JLTV는 장갑 능력이 경전차 수준이다. 웬만한 지뢰도 견딜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투 경험을 반영해 산악 지형에 강하다. 성능이 뛰어난 만큼 가격도 비싸다. 대당 43만달러(5억원 이상)를 웃돈다. 비싸서 도입하기 어려웠다는 험비의 가격(22만달러)보다 훨씬 높다. 무장과 장갑을 강화하면 가격은 험비의 두 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이기 때문에 신형 차량의 생산은 6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분 포함 28만대 이상을 생산한 험비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미군은 성능이 뛰어나기에 적은 숫자로도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군의 소형 전술차량의 가격은 기본형이 1억원 이하, 장갑 강화형은 1억5,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차체도 작고 가격도 낮으니 성능이 미군의 신형 전술차량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는 당연지사. 전술차량 도입이 30년 이상 늦었다는 점보다 성능 차이가 문제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미군도 험비의 엔진과 장갑을 끊임없이 강화해왔다"며 "우리도 한 번 개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개량과 다양한 파생형을 개발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최소화하고 장병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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