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주총서 '행동' 나선다 경영질의서 발송·안건별 세부지침 마련"주주가치 극대화 방향 의결권 행사" 배당확대·지배구조 개선 압력 거세질듯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관련기사 '경영참여가 펀드수익 직결' 인식 확산 국내 42개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을 마련, 올해 상장사 주주총회부터 적용하기로 하는 등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주주행동주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일명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 외에 상당수 외국계 지배구조펀드들이 이미 상장사 지분을 사들인 뒤 올해 주총을 계기로 발언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기관 및 외국인투자가들의 배당 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증권 및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액 1위인 미래에셋운용은 다음주(12일) 넥센타이어를 필두로 시작되는 상장사 주총에서 의결권을 강화하기 위해 안건별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을 마련, 시행하기로 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운용 주식운용1부문 대표는 “기존에도 의결권 행사에 관한 지침이 있기는 했지만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기관들에 대해 펀드 가입자는 물론 사회적 요구도 커져 세부적인 의결권 지침을 마련했다“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 같은 지침에 근거해 리서치본부에서 각 투자기업의 주총 안건을 검토하고 전략위원회에서 의결권을 어느 방향으로 행사할지 결정하는 등 관련 절차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운용은 대우차판매ㆍ호텔신라ㆍ웅진씽크빅ㆍ제일모직ㆍSKCㆍ동양제철화학 등 6개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고 있으며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기업도 KCCㆍ한진해운 등 36개사에 달한다. 33개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5% 미만 지분 보유 기업을 포함해 100여개 투자기업에 올해 배당계획과 실적전망, 주주가치 제고방안 등을 요구하는 경영질의서를 일제히 발송했다. 한국운용은 이 같은 경영질의에 대한 답변서가 오면 이를 분석해 주총 의결권 행사 때 반영할 예정이다. 김범석 한국운용 사장은 “매년 경영질의서를 보내고 있지만 올해는 주식운용본부 내 리서치팀과 펀드매니저들이 공동으로 전담 업종 및 기업들을 면밀히 분석해 수익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발언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관뿐 아니라 외국인투자가들도 이번 주총 시즌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은 물론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일 태세를 갖췄다. 이와 관련해 상당수 외국계 지배구조개선 펀드들이 이미 국내에 진출, 상장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은 대부분 5% 미만이어서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장하성펀드’ 외에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은 외국계 지배구조개선 펀드들이 다수 있다”며 “최근 장하성펀드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은 이들 펀드가 올해 주총에서 다각적인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던 해외 지배구조개선 펀드들도 속속 한국에 상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들의 이 같은 주총 의결권 강화 움직임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증권 집단소송제가 전면 시행되는 가운데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자진해소 기한이 주주총회 및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3월 말과 맞물리면서 상당수 상장사들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분식회계도 털어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7/02/04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