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24일] 작은 성공에 더 큰 박수를

요즘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 발표다. LG전자가 지난 22일 2ㆍ4분기 중 1조원을 훨씬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한 데 이어 23일에는 현대차가 시장 컨센서스보다 30%나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일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는 셈이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달성한 실적이기에 뿌듯한 감동마저 던져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곳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최근 1~2년은 대기업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대기업의 발주는 끊겼고 이미 체결한 공급계약조차 해지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물건은 안 팔리는데 환율 폭등으로 원자재값은 치솟았고 일부는 키코(KIKO) 계약에 시커먼 눈물을 삼켜야 했다. 얼마 전 만난 코스닥 A사의 대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는 인사에 “지옥에서 벗어난 느낌”이라고 답했다. 그는 웃음과 한숨이 섞인 목소리로 “최근 일년 동안 정말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겨우 숨 돌릴 만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계획했던 설비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얼마 전부터 기존 제품보다 품질이 한 단계 높아진 신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A사의 실적 역시 1ㆍ4분기 이후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사뿐만이 아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공시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과 쏟은 노력을 감안한다면 진정 값진 실적이다. 코스닥시장이 물의를 일으키는 업체나 소문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업체 때문에 가끔 곤욕을 치르지만 대다수 상장사는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고,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다. 이런 건실한 기업들이 보다 많은 투자자들과 만나 성장의 열매를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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