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학과 3학년 박순옥씨 화제
남녀공학 대학의 대표적인 '금녀의 영역'인 응원단장 자리에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여학생이 선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세대학교 응원단은 2일 이 학교 신문방송학과 3학년 박순옥(21.여)씨가 올 한해 응원단을 이끌 단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고려대와의 정기전이 시작된 지 2년후인 1931년 연세대가 자체적으로 응원단을 만든 이후 여학생이 응원단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교 시절 응원단의 화려한 율동에 반해 응원단에 지원한 박씨가 응원단장에 오르게 된 이유는 남학생 못지 않은 열정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보통 응원단에 지원한 여학생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춤을 추는' 여자 응원단원의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2년내에 탈퇴하는데 비해 박씨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에 힘입어 응원단에서 쉽게 자리를 잡았다.
결국 박씨는 졸업 선배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단장 투표에서 남자 후보4명을 제치고 응원단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1989년 이 대학 응원단장을 지냈던 이경훈(34)씨는 "순옥이는 나이는 어리지만 탁월한 리더십과 조직을 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단장으로 선출했다"고 말했다.
박씨가 응원단장이 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20명의 응원단원들도 "될 사람이 됐다"며 기뻐하는 분위기다.
박씨는 "단상에 올라 구호를 선창하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단장의 역할을 남자와 똑같이 하기는 무리일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여자이기 때문에 더욱 잘할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남자 못지않은 응원단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