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토지보상금, 경제에 얼마나 도움될까

주변지역 땅값만 올려 내수진작엔 효과 없어<br>70%이상 부동산으로 이동, 땅값·집값 연쇄상승 '주범'<br>서비스업 경기만 다소 활기… 지역경제엔 "득보다 실크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올 1ㆍ4분기에 집행한 예산은 34조2,000억원에 이른다. 적잖은 돈이 풀렸음에도 실물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데는 예산의 60~70% 정도가 지방교부금 등 비경제활동 분야에 집중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발예정지에 투입되는 토지보상금은 얼마나 경제에 도움이 될까. 보상금은 해당 땅 소유자, 즉 일반국민 개개인에게 직접 전달돼 비틀거리는 내수시장의 기반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조 단위로 풀려나가는 토지보상금은 오직 지가상승에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집중되면서 올해부터 2년간 토지보상금으로 나갈 돈은 약 10조원. 지난해 시장에 풀린 보상금까지 고려하면 3년 동안 12조~15조원 가량의 보상금이 소요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토지보상금 규모가 크자 일부에서는 ‘정부가 재정 외에 토지보상금을 통해 체감경기를 살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다. 토지보상금의 경우 개발이 완료되면 환수가 가능해 정부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토지보상금은 해당 지역의 서비스업에 다소 도움을 줄 뿐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이다. 오히려 보상금이 주변 부동산으로 옮겨가 땅값ㆍ집값의 연쇄상승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판교 신도시 예상보상금은 2조4,700억원. 현재 97% 이상 지급됐다. 그러나 판교 보상금은 용인ㆍ이천ㆍ여주ㆍ광주는 물론 강원도 원주ㆍ평창의 부동산 시장까지 이동한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토지보상이 진행 중인 파주 신도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보상금이 풀리면서 강원도 연천, 철원 땅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연천은 올해 발표한 공시지가 조사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이(123%) 오른 지역이 될 만큼 땅값이 급등했다. 올 연말부터 토지보상이 예정된 행정도시인 충남 연기ㆍ공주 지역 역시 벌써부터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토지보상금 비중은 전체 총 개발사업비에서 50~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막대한 규모다. 그러나 보상금의 70~80%가 다시 인근 부동산으로 이동하면서 지역경제에 득보다는 실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지보상금이라는 게 어차피 단기간에 엄청난 부를 얻은 졸부형 재산가만 양산하기 때문일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