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금융업계 판도는 물론 앞으로 국내 금융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은행업계의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지게 됐으며 우리금융 민영화계획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의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24일 이사회를 열어 인수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론스타 보유지분 51.02%의 인수대금은 4조6,000억원이며 하나금융은 보유 중인 2조원의 현금자산과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 유치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나금융은 총자산이 316조원으로 늘어나 신한금융을 제치고 우리금융ㆍKB금융에 이어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소매금융에 치중해온 하나은행으로서는 해외영업과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국내자본이나 해외자본이냐를 따질 일은 아니지만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됨으로써 국가적으로 얻는 무형의 이득도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자본에 넘어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정보 유출 등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인수효과 극대화를 통해 하나금융의 발전은 물론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수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과 은행 간 갈등해소가 우선과제다. 벌써부터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당분간 합병 없이 2은행 체제를 유지하며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갈등 최소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지금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우리금융의 민영화 일정과 방향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우리금융은 이제 경쟁입찰 매각이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민영화 작업이 다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사주조합 등을 중심으로 독자생존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공적자금 회수 등과 관련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이후 예상되는 금융 부문의 변화와 과제들에 대한 검토와 대책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