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新장보고시대] 항만 경쟁력

동아시아에 대형 항만건설 붐이 일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일본, 대만 등은 21세기 물류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대규모 항만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계획을 수립, 추진중이다.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 세계 주요 항만은 단순히 자국의 수출입 화물뿐만 아니라 다국적 화물을 유치하여 세계의 종합물류기지의 역할을 하고 화물의 집화, 보관, 보급 및 수송과 관련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첨단서비스 산업의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대형 첨단항만을 보유한다는 것은 물류중심국가로 나갈 수 있는 기본조건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97년도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96년 세계 컨테이너 수송물량은 5,18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2001년 7,390만TEU, 2006년 1억480만TEU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아시아의 점유율은 지난 96년 46%에서 2006년 5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2억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경우 2006년 컨테이너 물동량이 약 2,000만 TEU에 달해 아시아 전체 수출물량중 45%, 수입물량의 41% 를 차지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의 컨테이너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의 항만들은 황해의 수심이 얕아 5,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기항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으로 중국의 수출화물중 상하이(上海) 이남에서 발생하는 것은 싱가포르나 홍콩, 이북에서 발생하는 물량은 대부분 한국, 일본,대만 등지로 3,000~4,000TEU급 피더선으로 운반된 후 대형선박으로 옮겨실은 뒤 유럽이나 미주 등지로 나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수입의 경우는 이와반대로 행해지게 된다. 환적 컨테이너 1개를 유치할 경우 자동차 1대를 수출하는 효과와 맞먹는 200달러의 수익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엄청난 물동량을 유치할 수 있는 중심항만을 갖는 국가가 동북아시아의 물류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은 자국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 이상의 항만을 건설중인 것도 이같은 중국의 물동량유치를 노리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2006년까지 아시아지역 전체로는 417내지 468개의 신규컨테이너 선석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선석당 약 6,000만달러인 건설비와 장비설치비를 감안할 때 투자규모는 250억~280억달러에 이른다. 이중 60%이상이 동아시아에서 건설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동아시아국가들은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아시아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항만투자계획과 관련, 큰 틀을 변화시키지는 않을 전망이다. 항만의 경우 건설기간이 10여년에 달하고 효과도 수십년을 두고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회간접자본시설. 섣부른 투자축소는 수년후 경제회복이후의 수출·수입 등 물류에 장애를 초래하고 이웃 국가들과의 시차를 벌어지게 함으로써 물류중심국가로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개발원 하동우(河東佑)연구위원은 『동아시아의 경제위기로 인한 물동량 감소는 수년내에 끝날 수 있을 것으로 각국은 판단하고 있다』며 『항만에 대한 투자는 1~2년 정도 뒤로 미뤄질 수는 있어도 투자자체를 백지화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은 96년부터 5년동안 7조4,900억엔을 투자하는 항만정비계획을 세우고 고베(神戶),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은 국제 컨테이너 무역을 위해 모두 41개 선석이 운영되고 있고 2000년까지 39개 선석을 추가로 건설, 90개 선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만이 보유하고 있는 6,000TEU급 대형 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수심 15㎙ 이상의 선석은 고베항에 5개, 도쿄항 3개, 요코하마2개, 오사카3개 등 13개선석을 건설할 계획이며 수심 14㎙이상을 확보하는 선석은 44개에 이를 전망이다. 대만은 대만 수출입화물의 2/3를 취급하며 연간 500여만 TEU를 처리하는 세계 3위의 항만으로 자리잡은 카오슝(高雄)항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아시아 태평양 오퍼레이션 구상」을 지난 95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현재 23개선석인 카오슝은 금년말까지 4개선석이 완공될 예정이며 오는 2002년~2011년까지 추가로 5개선석이 건설될 예정이다. 대만은 또한 타이베이 인근에 위치해 지역항만 기능을 갖고 있는 기룽(基隆)항을 환적화물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총길이 3,000㎙의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은 자국내의 물동량을 처리하기위해 상하이, 닝보우(寧波), 텐진(天津), 등지에 항만을 속속 건설하고 있다. 중국 최대항인 상하이의 경우 양쯔강준설을 통해 2005년까지 대형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한 수심 12.5㎙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더불어 99년까지 4,000TEU급 3개선석을 완공 선석을 11개로 확대하고 오는 2020년까지는 20선석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북미항로나 구주항로의 간선항로상에 위치하고 있는 부산과 광양을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말 1단계 4개선석을 완공한 광양항의 경우 오는 2011년까지 24개 선석으로 확대,세계 10대항만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00여만평에 달하는 광양항의 배후부지에는 첨단물류시설, 가공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며 국내최초로 홍콩과 같은 자유무역지대로 지정될 전망이다.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신항의 경우 총공사비 5조5,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어 25개선석(자동차 전용선석 1개 포함)이 오는 2011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설되며 정부공사는 이미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고 민자부문은 내년 착공에 들어간다. 해양수산개발원 河연구위원은 『부산, 광양 등 두곳이 싱가포르와 같은 물류센터기능이 확대되면 금융, 보험, 법률, 선물거래 등 갖가지 연관산업도 더불어 발전하게 되어 유무형의 경제적효과는 막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학인 기자】 <<'트루먼쇼' 16일 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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