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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김광수 기자의 '아! 차!' (23)

내 차가 저공해자동차였다니!<br>모르고 냈던 피 같은 돈 이제는 아끼세요


모르고 냈던 피 같은 돈 이제는 아끼세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을 막고 환경보호를 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차 시에 엔진의 회전을 멈추게 해서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을 비롯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차 등 엔진 계통을 바꾼 자동차의 개발에도 적극적입니다.


저공해자동차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이 적은 자동차를 일컫는데요. 오염물질 배출정도에 따라 1종, 2종, 3종으로 구분합니다. 나는 환경보호에 별 관심 없으니 그런 것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잘 보세요. 저공해자동차로 인정되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집니다.

우선 혼잡통행료가 절반(50%) 이하로 줄어들죠. 평일 오전 7시에서 오후 9시까지 남산 1ㆍ3호 터널을 통과할 때 운전자 포함 2인 이하일 경우 2,000원을 내야 하지만 저공해 자동차 1ㆍ2종은 전액, 3종 자동차 중 가스차량은 50%가 면제됩니다. 공영주차장 요금도 1~3종 모두 최대 50%까지 할인 받을 수 있고, 환경개선부담금 영구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쏠쏠한데, 포기하시겠습니까? 비슷한 조건이라면 저공해자동차를 구매하는 게 유지비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겠죠? 이쯤 되면 내 차도 혹시 저공해자동차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시겠죠?


확인해 보니 하이브리드차나 디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모델들이 아무래도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저공해자동차 혜택을 받는 모델입니다. 휘발유를 연료로 쓰면서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받는 모델들이 어떤 것들인지 알려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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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부터 보겠습니다. 기아차 쎄라토 2.0 CVVT, 현대차 아반떼 2.0 CVVT, 한국GM 알페온 2.4와 크루즈 1.8, 르노삼성 뉴 SM7 등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나 경유차는 많은데 가솔린은 별로 없네요. 대부분이 2,000cc 미만인데 준대형인 한국GM의 알페온과 르노삼성의 뉴 SM7이 눈에 띕니다. 엔진 내부에서 연료를 최대한 연소시키고, 가스 배출 저감장치를 장착하면 배기량이 높더라도 배출가스가 나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수입차에는 국산차보다 더 많은 모델이 저공해자동차로 인증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유럽산 모델이 많은데요. 메르세데스-벤츠 SLK350ㆍE350ㆍE350 4매틱ㆍCLS350ㆍS600L, 폭스바겐 CC 2.0 TSI와 파사트 2.5, 닛산 알티마 2.5, 혼다 어코드(신형) 2.4와 3.5가 저공해자동차 3종입니다. 저공해 2종으로는 BMW 328i와 328i 컨버터블, 아우디 A3 2.0 TFSI, 미쓰비시 RVR과 파제로, 포드 포커스와 퓨전 1.6, 혼다 어코드(구형) 2.4, 3.5이 있네요. 벤츠의 모델이 많은데, 특히 5,500cc가 넘는 벤츠 S600L이 눈에 띄네요. 국내에서 죽 쑤고 있는 미쓰비시도 보이고, 포드 포커스는 휘발유 모델은 저공해 인증을 받았지만 디젤은 오히려 인증에서 제외되는 모습도 보였죠.

이 중에 상당수는 제조사에서도 자신들이 많은 자동차가 저공해자동차인 것 조차 모르고 있더군요. 진작에 알았다면 딜러들이 적극적으로 세일즈 수단으로 삼았을 것이라며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혼다코리아에선 이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영업에 나서 어코드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여러분들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 차가 이렇게 좋은 혜택이 있었는지 이제서야 아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더 늦기 전에 저공해자동차 혜택을 받으세요. 자신의 차량이 저공해자동차인지 확인해보고 싶으시거나 인증절차가 궁금하신 분들은 ‘친환경운전(http://eco-drive.or.kr)’ 사이트에 접속하셔서 검색을 해보세요. 모델명을 넣고 검색하면 저공해자동차에 해당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지금 당장 보닛을 열고 안쪽에 부착된 아홉자리로 된 배출가스 인증번호를 확인하세요. 앞에 세자리는 인증을 받은 모델연도, 뒤에 영어 두자리는 제조사를 나타냅니다. 세번째 있는 두자리 숫자가 중요한데요. 앞은 배출가스진단장치(OBD)의 유무(1:장착, 2:미장착), 뒤가 저공해자동차 종류(1:1종, 2:2종, 3:3종, 4:해당 없음)를 나타내죠. 마지막에 두자리 숫자는 일련번호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세번째 칸에 있는 뒤에 숫자가 1~3에 해당한다면 자신의 차가 저공해자동차인 것입니다. 쉽죠?

저공해자동차인 것을 확인하셨다면 자동차 대리점에서 저공해자동차 증명서를 발급받아 시ㆍ군ㆍ구청에 제출하고 저공해자동차를 인증하는 스티커를 발급받으세요. 그것을 전면 유리 안쪽 좌측 하단부나 뒷 창문 우측 하단부에 부착하면 되죠. 스티커 붙이고 나서 공영주차장에서 당당하게 외치세요. “50% 할인이요!” 그동안 냈던 아까운 돈 이제는 아끼셔야죠.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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