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두뇌가 경쟁력 좌우 글로벌리더 키우기 올인
[한국의 골든카우/자동차] 2. 최고 인재가 최상 상품을정몽구회장, 해마다 신입사원대상 특강 유명R&D 인력 2007년까지 총 1만명으로 늘려美·日·유럽등 연결 글로벌 네트워크 곧 완성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관련기사
[한국의 골든카우] 1. 첨단이 숨쉬는 공간으로
“치열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도 ‘21세기형 인재’가 필요하며, 인재육성은 기업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매년 신입사원 수련회에 직접 참석해 미래인재 육성에 대한 특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초일류 자동차 회사의 초석이 될 미래인재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각별하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올해 초 질적성장을 위해 새로 제시한 중장기 비전인 ‘고객을 위한 혁신’의 출발점도 ‘인재경영’이다. 최고의 인재가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야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경영 핵심은 R&D’=현대차가 인재 확보 및 양성에 가장 중점을 두는 곳 역시 연구개발(R&D) 분야이다.
현대차는 현재 6,500명 정도인 국내 R&D 인력을 오는 2007년까지 총 1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만명의 R&D인력은 일본 도요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해외 연구인력도 400명에서 800명을 더 확보, 1,200명선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10~20년을 대비한 중장기 전략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인재육성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해외 명문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대체연료자동차, 전자제어, 텔레매틱스 등 미래형 자동차 핵심기술 전공자들을 모셔왔다. 또한 ‘초일류 자동차 메이커 도약’이란 장기전략에 맞춰 ▦인사조직 ▦재무회계 ▦마케팅 ▦기술경영 ▦생산경영 등 5대분야의 글로벌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R&D투자도 초일류로’=지난 1996년, 현대차가 3,5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세계적 규모의 남양 종합기술연구소.
품질경영을 앞세운 현대차의 도약은 이곳이 사실상의 출발점이다. 당시 대규모 연구소를 확보하고 있던 자동차 메이커는 미국의 ‘빅3’와 일본의 도요타, 닛산 등 9개사에 불과했다. 남양연구소는 이후 2003년에 현대차 울산연구소와 기아차 소하리연구소를 통합한 동양 최대규모의 연구소로 거듭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연구개발 부문의 통합은 플랫폼의 통합으로 제품 개발기관과 코스트를 크게 절감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매년 R&D 투자규모를 대폭 늘려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연구개발 인프라가 바탕이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R&D 부문에 1조5,60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올해에는 이를 1조6,700억으로 확대했다.
◇‘글로벌 R&D 네트워크’ 곧 완성= 현대차는 지난 10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에 최첨단 기술연구소를 준공, 미국 현지에서 차량의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ㆍ판매로 이어지는 이른바 ‘토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연구소는 디자인과 설계, 연비개선 등의 각종 테스트를 거쳐 미국시장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차량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는 이로써 ▦미국 캘리포니아의 치노연구소(품질확보 및 연기효과 개선)와 ▦얼바인 디자인 연구소 ▦모하비 사막의 주행시험장 ▦일본 도쿄 기술연구소 ▦유럽기술연구소 등의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사실상 완성시켰다.
현대차 관계자는 “R&D는 자동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전세계에 퍼져 있는 연구소를 통해 해당지역 특성에 맞는 최고의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魂, 디자인에 담자"신형 싼타페등 폭발 인기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싼타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열렬하다.
매수대기 명단만도 세자릿수를 넘는다. 이 신형 싼타페가 탄생하기까지 장장 3년이 걸렸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디자인이었다"며 "지난 2002년 'CM'이란 코드명으로 시작된 이 작업의 첫발 역시 디자인 제작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전했다.
신형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된 기존의 싼타페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을 거슬러 되짚어보면 싼타페는 당시로선 찾아보기 힘든 획기적인 스타일이었다. 소비자 반응 역시 미지수였지만 결과는 대성공. 싼타페는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이에 자극을 받은 경쟁사들도 앞다퉈 파격적인 모델의 제품으로 내놓게 됐다.
미국의 자동차잡지 오토모빌은 지난 2003년 "앞으로 싼타페 디자인이 어떻게 발전이 되든, 중요한 사실은 이 차의 탄생 자체가 아주 신선한 충격이라는 것이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대차의 디자인은 '폭 넓은 변화의 폭'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인 스타일"이라며 "특히 독자 고유모델 개발과 관련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싼'은 지난해 10월 일본 산업디자인진흥회에서 주관하는 상품디자인 심사에서 수입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부문 최고의 영예인 '굿 디자인상'을 받았다. 올해는 '쏘나타'가 수입승용차 부문 '굿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자동차에 있어서 디자인이란 생명이 담기지 않은 물체에 혼(魂)을 불어 넣는 작업. 현대차가 현재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창의적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 부문의 숨은 노력이 큰 밑거름이 됐다.
입력시간 : 2005/11/29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