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中통상전쟁 비화땐 통상압력등 불똥 튈수도

원貨동반절상 가능성 커 수출업종 타격 불가피…정부선 "악영향 없다"느긋


위앤화 절상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위앤화 후폭풍’이 발등에 불이 됐다. 정부는 일단 한국과 중국간 교역구조가 다른데다 최근 원화환율 하락폭이 크기 때문에 위앤화 절상 압력이 우리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위앤화 절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통상전쟁으로 무대를 바꿀 가능성이 크고 일이 그런 식으로 풀리면 한국에도 불똥이 튈 우려가 크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실제로 위앤화를 절상한다면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높은 업종들은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위앤화의 절상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위앤화가 5% 정도 절상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그런대로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원화환율 변동 없이 위앤화만 5% 절상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포인트 올라가고 경상수지도 9억달러 정도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위앤화 절상으로 국내 수출제품들의 중국제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실장은 “석유화학산업은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오히려 중국에 수출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원화환율이 동반 하락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반대로 작용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위앤화 5% 절상시 원화 역시 1.25% 동반 절상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ING도 위앤화 절상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아시아 통화는 바로 원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가 동반 절상될 경우에는 최근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18.4%로 대만(14.5%)이나 일본(12.2%)보다 높은 수준이다. 위앤화 가치가 올라가 가격경쟁력을 얻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원화 값이 덩달아 올라갈 경우 기대할 수 없다. 만약 중국의 위앤화 절상이 여러 차례에 걸쳐 단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은 위앤화 절상과 함께 외환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을 꾀하고 있어 여러 차례 절상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실현 가능성은 드물지만 위앤화 상승폭이 의외로 커질 경우 그것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위앤화 절상이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중국과 우리나라는 무역하는 구조가 완전히 다른 만큼 거의 영향을 안 미친다”고 밝힌 데 이어 박승 한은 총재도 “이미 70~80% 가량 조정이 된데다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이 반반이어서 별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중국으로 가는 수출품 대부분이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ㆍ자본재이기 때문에 중국 수출물량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예측이 맞아떨어진다 해도 미국과 중국간 통화전쟁이 통상문제로 옮겨붙을 경우 한국 역시 사정권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중국 위앤화 절상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또 다른 무역적자국인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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