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포트폴리오를 경기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바꾸는 일본 종합상사들의 경영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일본 종합상사의 3대 변신전략’ 보고서에서 미쓰비시상사ㆍ미쓰이물산 등 일본종합상사들은 신속한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쓰비시상사ㆍ미쓰이물산은 지난해 도요타ㆍ파나소닉 등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도 각각 3,699억엔, 1,776억엔의 흑자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일본 종합상사의 성공 전략으로 ▦경기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사업 영역으로 이동 ▦가치사슬 통합 추구 ▦선진국에서 신흥개발도상국으로 시장 이동 등을 꼽았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인프라ㆍ곡물ㆍ식품 등 경기변동에 안정적인 사업에 진출해 사업포트폴리오의 쏠림을 방지하고 있다. 5월 스미모토상사는 멕시코 후아레즈의 하수도 사업을 수주했고 6월 이토추상사는 미국의 곡물 메이저 분게와 한국의 STX팬오션과 합작으로 2억달러를 투자, 미 서부 현지에 곡물 수출기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단순중개무역에서 벗어나 원료부터 제품판매까지 전단계에 투자하는 가치사슬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일본 종합상사의 경쟁력이다. 마루베니상사는 중남미에서 발전ㆍ송전ㆍ요금징수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들의 경쟁력 원천의 또 다른 한 가지는 신흥개도국 시장을 선점이다. 인프라에 투자할 여력이 선진국에 비해 큰 신흥개도국에 일본 정부와 협력해 진출, 인프라 사업 등을 선점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신흥개도국에 공적개발원조(ODA)를 일본 종합상사의 인프라 사업 수주로 연결시키는 패키지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 종합상사들도 한 사업에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잠재력이 있는 시장에 대한 지원을 늘려 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