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가 7일 오전5시(이하 한국시간)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와 새해 첫 A매치를 갖는다. 장소는 '축구종가'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코티지 스타디움. 지난해 독일월드컵 16강 좌절과 도하아시안게임 노 메달로 아쉬움을 남겼던 한국축구가 재도약의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한 일전이다.
올해 한국축구 최대 과제인 7월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베어벡호로서는 유럽파 선수를 점검하고 조직력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다. 선수들은 핌 베어벡 감독의 계속되는 테스트에서 최소 2배수 선발 경쟁을 해야 한다.
이번 소집 멤버(20명)는 '프리미어리그 삼총사'가 포함되고 독일월드컵 국내파 핵심과 아시안게임 멤버들이 조합된 최정예의 구성이다. 포지션 경쟁의 최대 격전지는 수비라인. 이영표(토트넘), 김치곤(서울), 김치우(전남), 오범석(포항), 이강진(부산), 김진규(전남) 등은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미드필더진은 김두현(성남), 김남일(수원), 이호(제니트)를 축으로 여러 변형을 꾀할 수 있다. 박지성(맨유), 이천수(울산), 염기훈(전북)은 중원의 측면과 공격진을 겸할 수 있다. 공격진에는 조재진(시미즈)에 무게중심이 가지만 유럽선수 경험이 있는 설기현(레딩)과 베어벡호에서 4골을 기록중인 정조국(서울)의 활약도 기대된다.
제3국 원정경기 적응력을 기르는 것도 이번 경기 과제 중 하나다. 홈 팬들의 성원을 기대할 수 없는 제3국 A매치에서 한국축구의 승리는 쉽지 않았다. 조재진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좋은 원정경험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로 한국(51위)보다 35계단이나 높은 그리스도 최상의 멤버를 구성했다. 해외파 11명이 동원돼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맨체스터 시티), 스텔리오스 기아나코풀로스(볼튼), 야니스 아마나티디스(프랑크푸르트), 안겔로스 하리스테아스(페예노르트)가 돌아왔고 수비의 희망으로 꼽히는 바실리스 토로시디스(올림피아코스)도 발탁했다.
한국은 선수들의 경기감각이 약점으로 꼽힌다. 리그가 한창인 유럽과 달리 K-리그는 겨울이 휴식기이자 훈련기간이고 해외파와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베어벡은 이런 면을 의식한 듯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