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조차 실종될 정도로 썰렁한 연말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우울한 소식과 전망만 가득할 뿐이다.
성탄절 전후의 훈훈하고 넉넉한 풍경은 간 곳이 없고 조류독감에 대한 공포심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조류독감의 피해지역이 천안 인근으로까지 확산된 가운데 정부는 23일 국무회의를 열어 피해확산 방지와 재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경제분야의 최대 관심사는 빠르면 주중에 나올 `2004년도 경제운용방향`이다. 내주초에 발표되는 경우라도 26일 께는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성장동력 확충 등을 주내용으로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대선자금 규모와 `시민혁명` 발언을 놓고 설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여야간 갈등의 재연이 예고되고 있다. 당초 전망인 성탄절 휴가 이전에 처리는 완전히 물 건너 간 가운데 26일 처리도 어려워져 29일 본회의 처리가 유력시된다. 117조5,000억원에 달하는 내년 예산규모에 대한 각 당의 입장 차이가 현격해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사실상의 적자예산이라며 4조5,000억원 삭감을 추진중인 반면 민주당은 불필요한 예산 2~3조원을 깎은 이후 사회간접자본 분야 관련 예산을 증액시켜 전체적으로 1~2조원 증액을 추진중이다. 열린 우리당은 3조원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합의한 29일까지 일정이 촉박해 심의가 졸속으로 흐를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정부대로 예산안 의결이 늦어져 내년도 부처별 예산을 올해안에 확정하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LG카드 매각작업의 순항 여부가 주목된다. 매각을 원했던 은행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유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LG카드에 지원된 2조원의 신규자금중 1조8,000억원이 소진돼 올해말 까지로 예정됐던 매각작업이 지연될 경우 새로운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그나마 날씨는 주초반 풀린다는 소식이다. 주중반 이후 추워져 올해에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기대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