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25일] 중국의 성형산업과 '보이지 않는 손'

얼마 전 인터넷에서 성형수술로 송혜교와 닮은 얼굴이 된 중국 여배우가 화제가 됐다. 또 중국 내 어떤 성형외과에서는 수술 전후 사진을 게재, 수술 전 못생겼던 중국 청년이 수술 후 배용준과 똑같이 됐다고 주장하는 광고로 웃음을 자아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즐겁게 해주는 해프닝이지만 중국인들만의 특유한 상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중국은 성형수술 열풍이 불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10년 전을 연상하게 한다. 아마 이런 추세는 조만간 광풍으로 확대될 조짐도 보이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이런 현상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이다. 원래 중국은 한국보다는 성형수술에 대해 관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급증하는 성형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연구 보고서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07년 한 정부 관련 연구 보고서는 성형미용업계 존재의 필연성과 합리성, 지속적 발전성을 역설하고 중국 성형미용시장 분석 자료를 제출했다. 2003년 총인구 12억9,000여만명 중 성형미용 소비군이 약 1억4,000만명이며 성형미용에만 210억위안을 지출한 것으로 보고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숫자지만 이를 당연한 것으로 분석하며 현재 미용성형업계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미 중국은 2000년 7월1일 ‘중외합작의료기구관리잠행법’을 시행, 합자 형태의 외국 영리병원법인을 허가했으며 상하이에서는 병원 특구를 지정해 외국 병원을 유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목적은 자국 의료산업을 육성시키는 방안의 일환일 뿐이며 중국 정부가 조절하는 여러 제도나 정책 등은 외국계 병원의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성형이나 미용업계가 과소비의 주범으로 인식되다가 최근 갑자기 의료관광 및 첨단 서비스 산업의 주역으로 바뀌었다. 물론 반갑고 고마운 일이기는 하나 아직은 준비가 덜 됐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의료관광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오히려 외국 병원이 먼저 뜨고 국내에서 금지된 환자 유치 광고도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9월 의료법 개정 이후 어떤 폭풍우가 닥칠지 모를 일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성형산업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고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중국식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