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사업전략 수정 파격조치 눈길
무선기술등 개발판매 주격-단말기 생산시설 매각결정
세계 3위의 이동전화 단말기 생산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회장 라르스 람키스트)은 지난달 27일 단말기 생산시설을 전부 매각하고 무선기술 및 네트워크 장비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한다는 획기적인 비즈니스 전략 변화를 발표했다.
비록 에릭슨이 세계 시장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브랜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을 통해 단말기 판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휴대폰 생산포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에릭슨 주가는 하루동안 무려 13%나 폭락,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에릭슨은 지난해 12월에도 보유중이던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의 주식을 매각,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광통신용 라우터를 생산하는 주니퍼 네트웍스는 시스코시스템스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전망이 밝은 데다 지난 한해에만 순익이 25배 이상 늘어난 알짜배기 회사다.
자금사정이 급박하지 않는 한 굳이 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없어 이 역시 당시에는 의외의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에릭슨의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현금확보 및 덩치줄이기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애널리스트 피터 녹스는 "에릭슨의 사업전략 변화는 향후 몇 년간 수천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되는 차세대 이동통신사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릭슨은 차세대 이동통신용 네트워크 장비시장에서 35%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실현될 경우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그 만큼 떠안아야 할 위험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차세대 이동통신과 무선 인터넷에 사운을 건 에릭슨의 과감한 변신이 이 회사를 수년내 통신장비 시장의 절대강자로 부상시킬 수 있을 지 여부는 그러나 아직 미지수다.
김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