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자 국내최대 「남양기술연」 준공

◎105만평 규모… 주행시험장 등 최첨단시설 갖춰/“5년내 연구인력 2배·R&D 5조” 중장기계획도현대자동차(대표 정몽규)는 24일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에 위치한 남양자동차종합기술연구소 준공식을 갖고 2000년까지 연구인력을 1만명, 연구개발비는 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장기발전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가 지난 86년부터 3천5백억원을 들여 완성한 남양종합기술연구소는 전체 면적이 1백5만평으로 국내 최대규모며 앞으로 울산, 용인, 전주 등에 산재한 현대자동차 연구소를 총괄하고 중대형 승용차 연구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주요시설로 설계동, 연구동, 시험동, 시작동, 주행시험장 등이 들어 섰으며 특히 1백만평에 달하는 국제수준의 주행시험장은 시속 2백50㎞까지 낼 수 있는 60만평규모의 고속주행시험장을 비롯, 조종안정성로, 모형로 등의 실험도로를 갖추고 있다. 이정도 주행시험장은 국내최초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GM, 포드 등 빅3와 일본 도요타, 닛산 등 9개메이커만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현대측의 설명이다. 현대는 남양만연구소 준공을 계기로 2000년대에 세계 10위의 자동차메이커 진입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6천4백여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을 5년내에 총 1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올해 R&D 투자비로 매출액 대비 5.3%인 6천4백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는 현대는 오는 2000년에는 매출액 대비 8%인 5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중장기 연구개발투자계획도 확정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주영 그룹명예회장, 정세영 자동차명예회장, 정몽구 그룹회장, 정몽규 자동차회장을 비롯 안광 통산부차관, 이부식 과기처차관, 이인제 경기도지사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정몽규 회장은 『남양연구소를 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 진입을 위한 기술개발의 메카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종합연 완공 의미/양적성장 탈피 중대형차 기술경쟁력 확보/2000년까지 세계 10위 차메이커 도약 야심 현대자동차가 남양종합연구소를 완공하고 2000년까지 연구인력을 2배로 늘리며 R&D에 대한 투자를 매출액의 8%까지 올리기로 한 것은 과거 양적성장시대에서 탈피, 세계시장에서 질적으로 승부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는 지난해 2백52만대를 생산, 세계 5위의 자동차 대국으로 성장으나 개발력에서 같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기에는 아직도 불안한 구석이 많은게 사실이다. 엔진, 트랜스미션 등 자동차핵심부품은 대부분 기술제휴업체에 의존해온게 국내자동차업계의 현주소다. 독자기술 개발보다는 외국 선진기술 베끼기에 능숙한 면도 배제할 수 없다. 알짜는 대부분 외국메이커가 차지하고 껍데기만 국내업체가 챙겨온 셈이다. 특히 중대형 승용차의 경우 외국제휴선 의존도가 더욱 높다. 국내 내수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는 현대도 소형차에 대한 기술개발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중대형차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가 중대형승용차 개발 전담연구소인 남양기술연구소 건설을 계기로 기술개발투자를 대거 늘리기로 한 것도 이같은 현실여건에 대한 자각의 의미가 강하다. 더구나 지난해 생산규모로 세계 13위 자동차메이커에 랭크돼 있는 현대는 오는 2000년까지 세계 10위권의 자동차메이커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추진중이다. 현대의 야심은 이번에 준공한 남양만연구소의 규모에서 짐작할 수 있다. 1백만평이상의 연구소를 갖추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미국 빅3를 비롯 세계 9개 메이커에 불과하다. 『연구소 준공은 1백만대 공장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현대자동차 관계자의 설명은 자동차메이커에 있어서 연구개발 의미를 실감하게 해준다. 이날 준공식에 정몽구 그룹회장을 비롯 정주영 명예회장까지 참석한 것도 이런 이유다. 현대뿐 아니라 기아와 대우자동차가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연구소설립 및 확충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술보다는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한 가격경쟁력에 의존해온 국내자동차메이커가 알짜배기까지 챙겨보겠다는 전략이 어떤 형식으로 결말날 지 주목된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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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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