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과거잘못 부끄러워 할줄 알아야"

盧대통령 "정부는 4·3사건 사과·위로 계속할것"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과거의 잘못이 문제가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것이 심각한 것 아니냐”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것은 새로운 신뢰를 구축하는데 큰 장애가 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과거사 진상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자 일본군 장교출신으로 유신독재에 대해 비판 받고 있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오를 겨냥,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사과를 촉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서명식에서 이성찬 제주 4ㆍ3사건 유족회장이 4ㆍ3사건에 대한 정부의 사과에 감사의 뜻을 밝힌 데 대해 “최근 독일의 슈뢰더 수상이 아우슈비츠(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스의 유대인 대량학살 수용소)에 찾아가서 다시 사과하는 모습을 봤다. 60년 전의 일을 다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그런(슈뢰더 수상의 사과) 정신은 우리 인류사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위로하는 일은 아무리 많이 해도 과하지 않다”며 “그동안 우리 스스로가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에 대해서 인색했던 것이 사실 아닌지 한번 뒤돌아보게 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4ㆍ3사건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위로를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성찬 회장이 올해 4ㆍ3사건 위령제 참석을 건의한데 대해 “일단 일정이나 여러 가지 검토를 해 보고 참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하고 이를 계기로 제주도를 각종 국제회의와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동아시아의 외교중심지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은 제주도의 평화실천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하는 것으로 일본 히로시마나 독일 오스나브뤽처럼 지방자치단체가 특정도시를 평화도시로 지정한 적은 있으나 국가 차원에서 평화도시(평화의 섬)를 지정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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