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정해년 (丁亥年). 내년에도 올해의 활황세를 이어가며 미술계가 바빠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맥을 짚어볼수있는 굵직한 전시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잇따르며 중국 현대미술의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통적인 한국화 전시로는 5월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는 남농(南農) 허건(許楗^1908~1987) 기획전이 대표적. 내년이 허건의 탄생 99년, 타계 20주기로 올해 소정 변관식 30주기전 호평에 이은 전통 한국화의 품격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백남준을 기리는 전시도 준비됐다. 인사동의 갤러리 쌈지에서는 고(故) 백남준 1주기를 맞아 '백남준과 플럭서스 친구들'전을 1월29일부터 두달간 계획하고 있다. 백남준과 플럭서스 운동을 함께 했던 작가들의 작품 일부를 소개하고 관련 자료를 곁들인다. 중국 미술 전시로는 국립현대 미술관 과천 본관에서 8월부터 열리는 '중국 현대미술전'을 비롯해 화랑가로 전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에 중국 현대미술의 열풍을 주도했던 아라리오 갤러리에서는 도자기로 현대미술을 해석한 류지엔화의 개인전을 비롯해 왕광위 등과 동급인 화가 얀페이밍을 국내 처음 소개한다. 현대갤러리도 내년에 처음으로 중국작가를 소개할 예정이다. 청판츠·타먼 등 20~30대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중국미술에 접근한다. 올해 전시가 뜸했던 중견작가들의 개인전도 여럿 준비돼 반가운 근작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중견작가들의 개인전 중 대형전시로는 1955년 도미 후 명성을 쌓은 화가 김보현의 작품전이 덕수궁 미술관에서 10월말에 열릴 예정이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50년대와 60년대 한국 미술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중견작가들의 전시는 갤러리에서 더 활기를 띈다. 갤러리 현대에서는 상반기에 조각가 심문섭·정상화 2인전, 하반기에는 오치균, 물방울 작가 김창열 등의 개인전이 이어진다. 가나아트 갤러리에서는 전속화가 사석원의 개인전과, 김홍주·정광호의 2인전도 열린다. 한편 블록버스터급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내년 4월1일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전이 끝난 이후 6~9월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전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4월부터 5개월간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덕수궁 미술관에서는 이탈리아 조각거장 마리노 마리니(1901~1980)전과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미술관 소장품전이 예정돼있다. 내년으로 개관 30년을 맞는 인사동의 터줏대감 선화랑은 덕수궁미술관과 시기를 같이해 마리노 마리니전을 열어 컬렉터를 위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