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시중자금 안전한곳 찾아 대이동

'예금전액 보호제' 내달부터 폐지 눈앞에 닥친 '페이오프(예금전액보호)'제 폐지를 앞두고 일본 금융계가 막바지 분주한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치로 당장 다음달 1일부터는 은행이 문을 닫을 경우 예금주들은 1,000만엔을 넘는 정기예ㆍ적금 등에 대한 원리금을 떼일 수도 있기 때문. 약 1,400조엔에 달하는 일본의 개인금융자산 가운데 4월부터 원리금 보호한도가 1,000만엔으로 제한되는 정기예금 등은 300조엔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시중에 대규모 자금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돈을 맡긴 예금주는 예금주대로, 대책마련에 바쁜 금융기관은 금융기관대로 술렁임은 한껏 고조되고 있다. ◆ 28년만에 최고인기 누리는 보통예금 일반 예금주들의 눈길은 당장 4월 이후에도 원리금이 전액 보장되는 요구불예금으로 쏠리고 있다. 2월중 보통예금 등 요구불성 예금 잔고평균은 전년동월대비 22.1%나 증가, 지난 73년 10월 이래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페이오프가 적용되는 정기성 예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감소했다. 지난 68년 1월 이후 정기예금이 이처럼 외면을 당하기는 처음. 보통예금 등에 대한 원리금 전액 보장은 내년 3월까지의 시한부 조치이지만 당장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은 빠른 속도로 보통예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 금 판매 전년대비 9배 증가 페이오프 해금 시기가 다가오면서 불안해진 예금주들의 새로운 자산운용처로 급부상한 것이 금이다. 일본 최대의 금 판매업체인 다나카귀금속공업은 25일 2월중 금 판매량이 지난해 2월의 9배로 뛰어올랐다고 발표했다. 한편 금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것이 각 은행들이 운용하는 대여금고. 수 킬로그램씩 사재기한 금을 보관하기 위해 대여금고로 고객들이 몰려 요즘에는 금고 빌리기도 만만치 않다. 일부 은행들은 수수료를 높이는 것도 모자라, 금고 이용 고객들에게 예금액을 늘리도록 종용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 기업도 옥석가리기 한창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 가운데 85%가 이미 거래금융기관을 변경했거나 향후 변경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다. 파산의 위험도가 낮은 탄탄한 은행을 찾아 기업들이 은행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예금분산이나 금융상품 선별은 당연한 일. 주로 지방은행들과 거래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예금을 빼서 국채로 돌리는 등 재원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지역금융의 안정기반을 무너뜨릴 수 없는 입장상 섣불리 거래은행을 바꾸거나 줄이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신경립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