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체조 간판’ 조현주(18ㆍ학성여고)가 국내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 오르며 한국 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조현주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아호이 로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제42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평균 14.250점을 획득, 참가선수 218명 중 6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지난 1979년 미국 포트워스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여자 선수단이 참가한 이래 개인 종목별 결승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남자 선수들은 유옥렬, 여홍철, 이주형, 김대은 등 4명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와 평행봉에서 각각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여자 체조는 아직 결선 진출자를 한 명도 내지 못 했었다.
키가 147㎝에 불과한 조현주는 현재 대표팀 6명의 멤버 가운데 ‘가장 체조선수답지 않은 몸매의 소유자’라는 약점을 딛고 일어섰다. 대표 선수로 뽑히기 어려운 체구지만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력’이 강점이다.
대한체조협회가 지난 2006년 데려온 러시아 출신 명장 레오니드 아르카예프 감독과 마리나 블라센코 코치는 조현주의 연기력과 가능성을 내다보고 주니어 대표로 발탁했다. 아르카예프 감독은 체조협회와 지도 철학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마리나 코치가 조현주를 지속적으로 지도하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2007년 성인 대표로 태극 마크를 단 조현주는 그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데뷔 무대에서 개인종합 62위에 올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이듬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개인종합 58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영국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45위로 끌어올렸다. 점점 순위를 높인 그는 이날 마침내 새 역사를 쓰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23일 밤 결선에 출전해 메달을 노린다.
6명으로 이뤄진 여자대표팀은 이날 끝난 단체전 예선에서 전체 34개국 중 24위 이내인 20위에 올라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도 따냈다.
한편 북한체조대표팀은 여자 도마선수 홍수정의 나이를 조작해 내달 12일부터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국제체조연맹(FIG)은 북한체조협회가 홍수정의 나이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때 1989년생으로 기재했으나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985년생으로 적어낸 사실을 적발해 북한체조협회에 30일간 국제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