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학기 복학을 앞두고 최근 전자상가를 방문한 대학생 최준홍씨는 뚝 떨어진 디지털 제품 가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해말 군에서 제대한 최씨는 반년 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250만원으로 300만화소급 디지털 카메라와 14인치 이상 액정표시장치(LCD)를 갖춘 노트북 컴퓨터를 사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최씨는 당초 예상 가격보다 20만원 이상을 아껴 예정에 없던 256MB 메모리를 내장한 MP3플레이어까지 목에 걸 수 있었다.
노트북컴퓨터,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지털 전자제품의 가격이 최근 크게 떨어져 디지털족으로의 변신을 꿈꾸는 이들의 가슴을 흔들고 있다. 최근 가격 하락은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기존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는데다 최근 경기부진으로 판매가 줄어들면서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 가속도가 붙고 있다.
◇노트북 PC 끝없는 가격하락= 노트북 PC 가격하락은 올 상반기 인텔의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을 채택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촉발됐다.
센트리노보다 가격이 저렴한 모바엘 펜티엄4 프로세서나 셀러론, AMD의 애슬론4를 채택한 제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2ㆍ4분기 PC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센트리노 제품도 가격이 출시에 비해 20만~30만원씩 하락했다.
인텔 모바일 펜티엄4 1.8㎓에 15.2인치 LCD, 무선랜, 40GB 하드디스크(HDD), 콤보 드라이브 등을 장착한 `삼보 드림북 G7580.4` 제품의 경우 지난달 초만해도 190만원대에 판매 됐지만 최근에는 17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이 제품과 동일한 사양에 무선랜 기능만 없는 `삼성 센스 SP25-JMIS` 제품 역시 지난달초 190만원대에서 170만원대 후반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인텔이 야심차게 내놓은 센트리노 노트북도 이 같은 추세에 밀려 200만원 이하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델이 내놓은 `래티튜드 D600`은 펜티엄M 1.3㎓ 프로세서, 128MB 램, 20GB HDD, 14.1인치 LCD를 갖추고도 145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LGIBM의 `씽크패드 R40 27222CK`, 삼보컴퓨터의 `드림북 GE530.4` 등도 200만원 아래로 떨어진 센트리노 노트북 제품이다.
◇디지털 카메라 가격경쟁 가열= 초보 디지털 카메라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300만화소급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전쟁이 한창이다.
올 초만 해도 60만원은 줘야 손에 쥘 수 있었던 30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는 최근 30만~4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이는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고 입문자용 300만 화소급 제품의 경우 가격이 구매를 좌우하면서 가열되고 있다.
광학줌 기능이 없는 캐논의 `파워샷 A300` 제품의 경우 2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소니 `사이버샷 DSC-P72 `의 경우 35만~38만원에 팔리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디지맥스 V3` 역시 올 4월 50만원대에 출시됐지만 현재 40만원대 중반이면 구입할 수 있다. 니콘의 `쿨픽스 3100`도 45만원대에 출시됐지만 현재 38만원 가량이면 손에 넣을 수 있다.
기존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최근 출시되는 300만화소급 제품은 대부분 출시가격이 30만원대로 떨어졌다. 후지필름이 선보인 310만화소급 `파인픽스 A310`, 삼성테크윈의 `케녹스360`, HP의 `포토스마트 735` 등은 모두 30만원대로 가격이 책정됐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이 지나치게 싸면 밀수품이 수입정품으로 위조된 제품일 수 있으므로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메모리카드, 충전기, 그래픽편집 소프트웨어 등 필수 부속품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지 여부도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는 게 이들의 충고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