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주 대형 유통업체 포화상태…출혈경쟁·지역상권 붕괴 우려

백화점 3개에 할인점 20여개 넘어…동네슈퍼 폐업·지역자금 유출등 부작용


“요즘은 동네마다 대형 유통업체가 하나씩 들어서 있는 느낌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상품과 세련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좋은 면도 있지만 재래시장이나 지역 상권을 생각하면 조금 찜찜한 구석도 있습니다.” 최근 개점한 롯데마트 광주월드컵점에서 만난 한 주민은 광주지역 유통업계를 보는 느낌을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처럼 광주에는 지난해부터 5,000평 이상의 초대형 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특히 앞으로도 3~4개의 신규 매장이 더 들어설 예정으로 있어 업체간 생존을 건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계와 시민들은 유통업체가 너무 포화상태가 되는 것 아니냐하는 논란과 함께 소규모 지역 상권의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에는 이미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 3개와 2,000평 이상의 대형 할인점 8개가 영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할인점인 빅마트가 광주지역 곳곳에 15개의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전체 할인점 수는 20여 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대형 유통업체 1개가 적당한 수준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구 140만명의 광주지역은 이미 적정 수준을 넘어서 과포화에 따른 출혈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란게 지역 경제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광주지역에는 현재 3~4개의 대형 할인점이 공사를 진행중이거나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어 유통업체 과잉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초대형 매장의 진출이 거침없이 진행되면서 매장 근처의 소규모 동네 상권이 큰 타격을 입거나 아예 폐업을 하는 등 부작용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동네 상권의 대명사라 할 슈퍼마켓에 물건을 납품하는 슈퍼협동조합 광주시지부의 경우 회원업체의 구매 빈도가 30%가량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 광주월드컵점 인근의 한 마트 관계자는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평일은 30%, 주말은 40%가량의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상권 위축과 함께 유통 자금의 역외 유출 문제도 경제계의 화두로 다시 떠올랐다.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대형점의 경우 지역제품 구매에 너무 소극적이어서 대형점의 본사가 있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의 지역 자금 유출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형 유통업계에서는 “대형 매장의 경우 값싼 제품과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1,00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이루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역 할인점인 빅마트의 경우 매장 면적이 2,000평 이상인 대형점은 거의 없는 SSM(Super Super Market)의 형태”라며 “할인점에서 빅마트를 제외할 경우 아직 할인점 수가 포화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과잉 지적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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