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노무현정부 4년의 경제정책

노무현 정부 출범 4주년을 맞아 최근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4년의 경제업적을 성공적인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경제와 불평등의 동반 악화와 서민 빈곤층의 어려움 가중, 그리고 미래성장동력의 약화라는 이면을 간과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치적으로 내세우려고 하는 최근의 부동산 가격 하락추세도 온갖 수요억제책의 총동원으로 인해 거래가 급감한 상태에서 나타난 일시적 가격하락 현상으로 진정한 가격하락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상적 시장거래하에서의 가격하락만이 진정한 가격하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 자평 불구 체감경기 싸늘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불필요한 가격 폭등과 수도권과 지방간의 부동산 가격 양극화, 건설경기의 불필요한 침체로 요약되는 실패작으로 볼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경제지표는 결코 나쁘지 않으나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률ㆍ수출ㆍ외환보유고ㆍ주가지수와 같은 경제지표를 예로 들고 있다. 먼저 경제성장률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평균 경제성장률이 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5%도 달성하지 못한 채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낮게 성장했고 아시아 경쟁국들 사이에서 꼴찌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실제 삶의 수준을 나타내는 실질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평균 2.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출이 4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계속했고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지속됐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이것도 반기업정서와 규제를 포함한 정부의 온갖 발목잡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외환보유고가 세계 5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수출기업들의 노력과 막대한 외평채 발행의 결과라는 사실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주가지수가 최근 많이 올랐지만 이는 세계 주식시장의 공통된 현상이고 오히려 지난해 우리 주가상승률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경제지표상의 성과도 노무현 정부가 불필요한 진보적 개혁에 집착하지 않고 경제살리기에 집중했더라면 훨씬 더 개선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지표의 호전과 달리 우리 경제는 지난 4년 동안 침체가 계속됐고 미래성장동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경제가 잠재능력만큼 성장하지 못해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체감실업률이 높았고 따라서 서민 빈곤층의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 결과 빈곤율과 소득불평등도가 악화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미래성장동력의 하락이다. 성장잠재력은 기업의 설비투자, 기업가정신, 인적자원의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데, 기업 설비투자는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인해 매우 부진했고 그나마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 투자에 집중됐다. 과거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기업가정신도 참여정부의 반기업ㆍ반기득권ㆍ좌파적 정서에 의해 극도로 약화됐다. 미래성장동력 확보 최우선을 우리의 유일한 자원인 인적자원의 경쟁력도 참여정부의 평준화교육 집착으로 더욱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ㆍ고령화로 우리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의 하락은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영원히 불가능하게 할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장단기적 경제실패가 지난 4년 동안 2.1배 이상 늘어난 국가부채와 1.2배 이상 증가한 가계부채에도 불구하고 발생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우려한다. 차기 정부와 미래 세대는 노무현 정부가 남긴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안고 경제를 활성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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