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살리기 강조 앞서 당정 손발부터 맞추라

정홍원 국무총리가 28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정보원 등의 대선개입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국민과 야권에 약속했다. 정치권, 특히 야당에는 경제활성화와 민생 관련법안의 조속한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담화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의사표명을 요구하는 야권에 정 총리의 입을 빌려 우회적으로나마 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야 대립으로 정국경색이 이어질 경우 정기국회에서 민생 관련법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정부의 경기대응 및 운용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미약한 경기회복세를 이어가려면 외국인투자ㆍ관광ㆍ자본시장ㆍ주택경기활성화 등과 관련된 102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급선무다. 하지만 이번 담화가 야권을 경제활성화 대열에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의혹의 실체와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인사탕평책까지 무너진 터에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 사람이 많은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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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을 이어나가는 여당의 모습도 담화의 진정성과 효과를 떨어뜨린다. 10ㆍ30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지만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무능한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여론" "이번 선거는 대선불복 및 국정 발목잡기 세력인 민주당과의 대결"이라며 날을 세웠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 추가 기소를 위한 공소장 변경의 증거로 제시한 자료에 오류가 많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등 야권을 자극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정부 따로, 여당 따로이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 아닌가.

총리와 경제부총리의 야당에 대한 협조 부탁은 당연한 일이지만 혹여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야당에 책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야당도 문제가 없지 않지만 청와대와 여당도 상생ㆍ협력ㆍ책임정치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 진정 경제를 살리려면 당정부터 손발을 맞춘 뒤 야당에 명분을 주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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