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시 정부 對北정책은 실책의 연속"

'실패한 외교' 찰스 프리처드 지음, 사계절 펴냄<br>'전환적 사건' 이수혁지음, 중앙북스 펴냄




6자회담 실무자 프리처드 前특보·이수혁 前대표
美 對北외교 실패원인 분석·회의 내용등 담아
남북 화해 분위기 지속위한 외교적 방법도 제시
“6자 회담은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기회와 실패한 외교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믿음에서 미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려 한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통령 국가안보 특보와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 대사 및 특사로 일하며 남북한을 모두 방문했던 찰스 프리처드 현 한국경제연구소(KEI, 워싱턴 DC소재) 소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미국의 대북 정책은 모두 실책으로 일관됐다고 회고한다.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이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동아시아의 뜨거운 감자 북핵에 관한 신간이 나왔다. 두권의 책은 연구자적 시각이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의 중심에 섰던 실무자들이 당시 사건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면서 설명한다는 점이 그간 출간된 책들과의 차별점이다. 두 사람은 북핵 문제가 한국의 미래와 미국의 외교정책에 어떤 의미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힌다. ‘실패한 외교’가 북한의 핵무기를 막지 못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 실패라는 미국적 입장에서 쓴 것이라면, 이수혁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전환적 사건’은 6자 회담의 진행과정을 회고하며 정리한 한국 현대사의 기록이다. 프리처드는 클린턴 정부 말기에 마련된 북미 화해 분위기를 뒤엎고 북한에 대해 무관심과 무시로 일관했던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생생하게 소개했다. 당시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한 특사였던 그는 북한에 대해 무지했던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의문을 품고 대화하지 않았던 과정, 그리고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김대중 대통령이 누구인지 몰라 벌어졌던 미숙한 외교적 대응으로 그간 긴밀히 유지됐던 한미 동맹국 협의과정이 파탄 나버린 상황 등을 사실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의 외교 성적표를 비교하며 대북외교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다. 부시 행정부 임기 동안 북한은 핵무기를 갖게 됐고, 미국의 안보는 더 위험수위가 높아졌으며 한미 동맹은 약화 됐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비외교적인 언어로 접근해 협상을 교착상태로 몰고 갔던 점에 주목한다.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 등 부시 대통령 발언은 말싸움의 원인이 됐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여섯번의 6자 회담 중에서 1~3차까지 한국의 수석대표를 맡았던 이수혁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전환적 사건’에서 2005년까지 성과없이 난관에 봉착한 북핵 문제를 시간대별로 설명한다. 6자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부시 정부 내의 네오콘(신보수파)들의 견제로 빚어진 방코델타 아시아 사건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상황, 2006년 북한이 미국의 완강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단행했던 사건 등 당시 긴박하게 돌아갔던 외교적 사건을 6자 회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전한다.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 가고, 한국에는 10년 만에 보수정권이 들어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수립하고 있다. 한국에게도 미국에게도 북핵 문제의 2막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중요한 사안이다. 책은 그동안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애써 마련한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지속하면서 새 정부가 외교적으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 무엇인 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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