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사 연 13% 고금리 1조1,631억원 빌려 이자 연 1,500억은행권과 마찬가지로 보험사들도 지난해 지급여력비율 제고를 위해 빌린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후순위차입금으로 인해 이자 부담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지난 3월말 현재 후순위차입금 현황을 집계한 결과 생ㆍ손보 13개사에서 총 1조1,631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본지 6월 23일자 8면 참조
보험사들의 후순위차입금은 증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지급여력비율 기준(100%) 달성을 위해 계열사 및 시장을 통해 지난해 집중적으로 차입한 것이다.
생보사중에서는 신한생명이 1,720억원의 후순위 차입금을 빌려 가장 많았고, SK생명이 1,6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금호, 동양생명이 각각 1,200억원 안팎의 후순위차입금을 빌려 지급여력비율 제고에 활용했다.
손보사중에서는 국제, 제일 등 부실사들이 150억원 가량의 후순위차입금이 있고 현대해상과 제일화재도 200억원대의 후순위차입 부담을 안고 있다. 이밖에 서울보증이 보험업계에서 가장많은 3,291억원의 후순위차입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난해 급증한 후순위차입금으로 보험사들은 이자 갚기에 허덕이고 있다.
후순위차입금 금리가 연 13%안팎에 달하는 고금리이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 전체로 이자부담만 연간 1,5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 등 일부 보험사에서는 외자를 유치 기존 후순위차입금중 일부를 조기에 상환할 계획이지만 대다수 보험사들은 마땅히 저리자금을 구할 길이 없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이다.
생보사의 한 임원은 "지급여력비율이라는 잣대가 엄격히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순위차입 부담을 해소할 길이 없다"며 "이 자금이 보험사 수지에도 끊임없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후순위채 발행으로 보험사보다 더욱 심각한 이자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 98년이후 총 16조8,000억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고 이제까지 지급한 이자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