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부부·자영업자 등 “북적”/전체매출의 30∼40%… 24시간점포 전국 1천8백곳최근 낮시간대 교통체증이 극심해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백화점·대형슈퍼등 일반상점이 문을 닫는 하오 8시이후 주로 쇼핑을 즐기는 심야쇼핑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말인 지난달 30일 하오 11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부근에 위치한 킴스클럽 잠원동지점. 주변 상가는 거의 불이 꺼지고 차량의 통행도 한적한 가운데 유독 킴스클럽 주차장만이 한낮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자가용들이 빽빽이 들어 서 있다.
지하1층과 지상1층 3천8백평가량의 매장에는 1천여명의 고객들이 식품·잡화류등을 가득 실은 쇼핑카를 밀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매장안은 쇼핑카들이 교통체증(?)을 부를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으며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려면 10여분은 족히 기다려야 했다.
남편과 함께 쇼핑을 나온 간호사 송모씨(28)는 『1주일동안 먹을 부식과 생활용품등을 한꺼번에 사러 왔다. 낮에는 시간도 없고 길도 막혀서 감히 쇼핑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보통 한번 나오면 10만원어치를 사간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하오 8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이 하루매상고의 30∼40%를 차지하고 자정이후에도 10%가량의 심야쇼핑족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주말의 경우 새벽 1∼2시까지도 불야성을 이룬다.
『지난해 10월부터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는데 심야손님들이 계속 늘고 있다. 주말에는 새벽2시까지도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 심야에만 무려 2억∼3억원어치가 팔린다』고 말하고 『주로 강남·서초주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상계동·의정부·구리시에 사는 사람들까지 온다』고 매장관리인 김희성 과장은 귀띔을 했다.
심야쇼핑이 일반화되면서 24시간 영업을 하는 매장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 창고형 할인점은 킴스클럽·농협하나로클럽·LG마트등이 있으며 편의점은 LG 25·바이더웨이·로손등 8개사에 달하고 점포수만도 전국적으로 1천8백44곳이나 된다.
이용대상은 맞벌이부부, 신혼부부,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장년이나 노년층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로 1∼2주일치 부식과 라면·커피·화장지·주류등 생활용품을 박스단위로 사가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물건값이 10∼20% 가량 저렴하고 종류에 따라 절반수준인 것도 상당수 있다.
지난달 15일 경기도고양시 고양경찰서 뒤쪽에 2천5백평규모로 개장한 LG마트. 비회원 할인제로 국내처음으로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는데 하루평균 고객은 9천5백여명으로 이중에서 30%가 하오 8시이후 손님이다.
LG마트 사업지원팀 오부균 과장은 『행신·능곡·화정지구등 인근주민들이 주고객이지만 일산주민들도 30%가량 된다.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는 맞벌이부부가 많다』고 설명했다.
LG 25·바이더웨이·로손등 편의점의 경우 소매점이 문을 닫는 시간부터 매출이 늘어나 하오8시부터 다음날 새벽4시까지 심야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창고형 할인점과 편의점에서 심야쇼핑이 늘어나는 현상은 점포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 자신이 가장 편리한 시간에 쇼핑한다는 쇼핑시간 파괴현상으로 조만간 새로운 도시문화가 정착될 전망이다.<연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