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가운데 구조조정에 가장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아온 대우가 힐튼호텔 매각을 계기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있다.대우는 특히 이달말까지 한국전기초자, 하나로통신 지분 등 건당 2,500억∼3,0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부문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금융권이나 재계의 대우그룹에 대한 평가도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의 구조조정 성과 = 올해의 자산매각실적과 상반기까지의 매각계획을 모두 합하면 1조8,401억원에 이른다. 국내 통신사업 등 주식매각으로 3,697억원을 확보하고 대우중공업 철도차량사업 매각으로 3,093억원을 마련할 예정. 대우기전과 수영만부지, 데이콤 주식 등 소규모 자산매각도 다수 예정돼 있다.
대우는 또 대우정밀 샤시부문, 부산 황령산터널 운영권,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등 하반기로 예정됐던 5,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이달말까지 앞당겨 끝낼 계획이다. 다만 상반기 중 끝낼 예정이던 대우통신 전전자교환기(TDX) 부문 매각작업은 하반기로 미루게됐다.
◇계열사 축소도 순조롭다 = 대우는 지난 4월19일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변신을 선언하면서 지난해말 41개였던 계열사를 올 상반기까지 20개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올들어 한국산업전자, 오리온전기부품, 광주제2순환도로 등 9개 계열사를 이미 정리했다. 이달말까지 대우투자자문, 대우경제연구소, 대우선물, 대우정밀, 경남금속등 9개사를 추가로 축소하는등 총 18개사를 줄일 계획.
그러나 당초 이달말까지 정리할 예정이었던 대우전자와 대우모터공업, 대우전자서비스, 대우 ST반도체설계 등 4개사는 삼성자동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늦어지면서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불가항력이란 설명이다. 당초 일정에 차질이 있지만 대우에 귀책사유가 있는건 아닌 셈이다.
◇향후 구조조정 전망 = 대우는 당초 하반기에 집중할 예정이던 각종 구조조정 작업 중 상당부분을 상반기로 앞당김에 따라 하반기 일정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보고있다.
대우는 하반기 일정으로 대우중공업 조선부문과 대우통신, 다이너스클럽코리아등 계열사의 개별적인 외자유치 계획들을 꼽았다. 현재 외국 업체들과 진행중인 자산매각 협상만 30여건에 11조원을 넘는다는 설명이다.
대우 관계자는 『핵심계열사인 힐튼호텔 매각을 성사시킨데서 보듯 대우와 김우중(金宇中)회장의 구조조정 의지는 확고하다』며 국내외의 신뢰를 기대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이달말까지 대우가 마무리하기로 한 과제들이 너무 버거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있어 향후 대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